우리 부부는 로또야~
연애할 땐 몰랐는데
막상 결혼해 보니
맞는 게 하나도 없더라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들을 나눈다.
성격도 취향도 전혀 다른 사람 같지만
무의식 세계에서
'억눌린 자아'의 모습,
상처받은 고통의 흔적이나 저항은
놀랍도록 서로 일치한다.
내가 존중받거나
수용되지 못했다는 분노,
버려질지 모른다,
거부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늘 피해당하는 입장이라는 피해의식,
절치부심하는 습관이 낳는 폭력성 등
오랜 세월 무의식 속에
해소되지 못하고 억압된 감정체는
언제 어느 때고 튀어나올 준비를 하게 된다.
비슷한 에너지 진동수(주파수)를
가진 사람끼리 만나
부부의 연을 맺게 되고
비슷한 취약점에서 터지고
불이 붙는 부싯돌 관계로
살아간다는 걸 알게 되니
부부 사이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듯하다.
예컨대
어릴 때부터 의견이 수용되기보다는
묵살되는 경험이 훨씬 익숙했던
우리 부부.
무시당한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트리거가 작동한다.
내가 무슨 의견을 낼 때마다
습관적으로 "어쨌든" "그게 아니고"를
입에 달고 사는 남편에게
슬슬 열이 오르는 나.
(그런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 본인은
원래 인지 못하는 법이고
취약점이 건드려진 사람은
과민 반응하기 마련)
왜 덮어놓고 화제전환이나
부정부터 하는 말을 하냐고 하니
남편은 또 나더러
왜 그렇게 삐딱하게 보냐고
언성이 높아지는 거다.
이런 일로 숱하게 감정을 상하고
답도 없는 다툼을 해왔었는데
이젠 그냥
우리 둘 다 똑같구나~
똑같은 상처를 가리고 있구나~
피식 웃어넘기고 만다.
우리는 서로의 거울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