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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보안관 Jan 20. 2021

5년 후의 나를 만드는 것

연말부터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아이와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었다.

자연스럽게 내 시간이 없어졌고, 그러다보니 브런치를 켜는 일 조차 사치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새해를 맞이했고, 벌써 새해가 오늘로 20일째다.


퇴사로 정신이 (몸과 함께) 자유로워지고 나니, 올해 목표는 간소하지만 특별해졌다.


퇴사는 햇수로는 2년차지만, 작년 연초에는 퇴사 후 계획이 아주 구체적이고 계량화 되어 있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사실 원래 나는 그런 사람이다.


학생 때부터 계량화 된 목표를 세우고, 달성해가는 것에 큰 쾌감을 느꼈었고, 그러다보니 단기적이고 성과지향적인 사람이 되었다.


모의고사 몇점 올리기

문제집 한달에 몇 권 풀기 

학점 몇점 이상 맞기

장학금 받기

고시합격 

.

.

.

그리고 회사에 입사하면서 부터는 사실 이렇다할 목표가 없었다.

그냥 회사에서 세우는 사업계획에 따른 나의 일적인 목표. 그리고 새해가 밝았으니 더 희망차고 건강하자?

정도 였던것 같다.

(음..아무 생각 없이 살았단 말로 들리는 것 같다;;)


아무튼간에, 작년 11월 즈음부터 책읽기를 업무보듯이 해야한다는 최재천 교수님의 강연을 듣고, 

매일까지는 아니어도 의무적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 의식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생활을 몇 달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새해 목표가 달라졌다.


아주 소박하지만 나의 큰 새해 목표는 두가지다.


1. 잘먹고 잘살기

2. 난관에 봉착할 땐 책에서 답을 찾기 


잘먹고 잘살기라니...

이거 참 말하기도 민망한 목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추상적이고 흐지부지해 보이는 목표를 세운적도 없거니와 깊게 생각해본 적도 없는 것 같다.

몸과 마음이 엄청나게 지쳤다가 조금씩 회복이 되어가는 나를 보면서

인생에서 제일 소중한 건 '나와 우리 가족의 행복'이 되었고, 

행복하기 위해 매일을 충실히 살되, 무리하지 않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나는 스스로를 끝까지 몰아부쳐야 만족하는 스타일이었던지라, 이런식의 '비움'활동이 얼마나 의미있는지 전혀 알 길이 없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을 갖고 한시간, 한나절, 저녁시간, 잠 등의 활동을 해보니

나는 몰아부쳐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주 충분히 사색하고 놓아줘야 하는 사람이었다. ㅎ


(삼십년 넘게 나를 잘못 알고 살았다니..씁쓸..ㅎ)


아무튼 이런 의미에서 올해의 목표이자, 올해부터의 목표는 '잘먹고 잘살기'가 되었다.


그리고 두번째 목표는 다들 실천하는 좀 식상한 목표인 '책읽기'다.

개인적으로 홍정욱님의 팬인데, 

SNS에 올린 영상 중 와닿는 부분이 있어서 과감하게 두번째 목표로 정했다.ㅎ


"저는 경영이나 인생이 막막해질 때 늘 책에서 답을 찾습니다. 5년 후의 나를 만드는 것은 지금 만나는 사람과 읽고 있는 책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워딩은 좀 다를 수 있겠지만, 이 한 문장이 내게는 너무 와닿았다.


처음 책읽기를 의무적으로 실천할 땐 내용도 잘 와닿지 않고, 그냥 책장만 넘기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이것도 사실 몇 주만 꾸준히 읽어보면 뭐 대단히 어려운 책이 아니고서야 대부분 자연스레 맥락이 이해가 되는 신기함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이해가 되고 이해와 내 생각이 맞물려 책에 대한 나름의 결론을 들이면, 

또 자연스레 다음 책을 선정하게 된다.


어쨌든 책읽는 '습관'은 어느정도 든 것 같은데, 사실 왜 그렇게 책을 읽어야할까. 에 대한 

궁극적인 대답은 아직 찾질 못했었다.

그런데, 홍정욱 님의 영상을 보고 사실 딱! 내가 원하던 대답이라서 ㅎㅎ 

우습지만, 따라하기로 했다.


놓아주고 사색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지만, 동시에 나는 굉장히 미래지향적인 사람이다.

미래에 나와 남편, 아이가 어떤 모습이길 혼자 상상하곤 하는데, 미래의 나를 만드는 것은 

책밖에 없다는..것이다.ㅎㅎㅎ


책읽기에 재미가 들린 후 이런 목표를 갖게 된 데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억지로 책에 매달려 있는 것만큼 곤욕이 어디있는가 ㅠㅠ 



아무튼. 


늦었지만, 나의 새해 목표는 


5년 후의 나를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매일 잘먹고 잘살고,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다. 


(그 외의 자잘한 목표는 다이어리에 손수 기입해 놨으므로 생략..ㅎ)


모두 각자 마음에 새겨담은 목표가 있을텐데, 

부디 장애물없이 실현되길 바라면서. 나는 이제 목표 달성을 위해 책을 읽으러 간다.


(안궁안물 이겠지만, 오늘의 책은 '정의란 무엇인가'다.ㅎ)



잘먹고 잘사는 삶을 위해 

b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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