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o 보다 Self

나의 요가, 작사, 글쓰기

by 김승우

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로부터,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예전보다 어른이 된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캐나다 유학시절의 울보에서 언제 그렇게 단단한 사람이 되었냐고, 멋있다는 말과 함께. 헤어지고 나서 그 친구는 '항상 너를 만날 때면 나는 성장하는 것 같고, 마음이 가득 찬 느낌이야. 고마워'라고 내게 톡을 보내왔다. 그 날 나 또한 정말 오랜만에 숙면을 취했다. 감사한 밤이었다.

나의 셀프(self)를 돌보기 위한 작은 노력들이 모여 나를 지탱해주고, 이것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고, 또 그러한 감정을 표현해 준 친구 덕분에 나의 자존감도 한층 더 높아졌다.

30살을 기점으로 삶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변했다. 20대 때는 치열하고 바쁜 삶이 멋있다고 생각했고, 커리어 욕심이 많았던 나는, 나를 갈아 넣어서 회사를 위한 목적을 달성하고자 했다. 에고(Ego)가 너무 강했던 나머지 극도의 불안감과 공황장애와 유사한 증상으로 오랜 기간 동안 나는 마음을 돌보지 않은 것에 대한 죗값을 치르기도 했다. 30살, 완전히 새로운 산업으로의 이직과 동시에 조금 여유로워진 나는 처음으로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그리고 2021년, 처음으로 에고(ego) 보다는 셀프(self)를 위한 목표를 설정하게 되었다. 여전히 힘이 센 에고가 셀프를 누르고(심지어 지금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위로 올라가려 하지만 그때마다 의식적으로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새기고 또 새긴다.

20대 때보다는 심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조금 더 여유가 생긴 나는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나의 셀프를 위해 요가를 제대로 시작하게 되었다. 요가는 신입사원 때부터 했던 운동이지만 새벽 근무에 새벽 퇴근의 업무에서는 일주일에 한두 번도 갈까 말까, 가더라도 너무 피곤해 집중이 어려워 오히려 몸을 혹사시키는 느낌이었다. 예전의 나라면 회사 업무를 위해 요가 수업을 미루는 사람이었겠지만, 지금의 나는 나의 건강을 우선순위에 두고 일주일에 최소 3회의 요가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물론 요가 수업시간에도 집중을 잘하고 있으며 회사일이 아무리 바쁘더라도 제쳐두고서라도 내 몸과 마음을 더 챙기고 있다. 많은 운동들 중 요가를 선택한 이유는, 예민한 사람한테 아주 적합한 운동이라는 점과, 내면과 외면을 모두 건강하게 하는 운동으로서는 요가만 한 운동이 없다고 판단해서다. 내 몸이 말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지긋지긋한 엉밑살도 뺄 수 있어서 아주 만족스럽다.

그리고 올해는 말로만 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몇 년 동안 미뤄왔던 '글로 하는 행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해다. 브런치 작가가 되어 그간 풀고 싶었던 나의 마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고, 멜로디에 글자를 얹는 작사라는 행위도 새롭게 추가됐으니 나의 궁극적인 목표인 '작가, 혹은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꿈에 도달하기 위한 확률이 조금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는 행위는 어떠한 상황이나 사람을 면밀히 관찰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내가 이해하는 바, 혹은 생각하는 바가 글 속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에 건강한 세계관이 필요하다. 따라서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내가 계속 성장해야 한다.

작사 공부를 시작하면서 TV에서 노래하는 가수들의 감정을 읽고, 그 가수들의 경험에 대해 따로 조사를 하는 습관이 생겼다. 조사과정에서 깨달은 타인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과 그릇된 생각이 나의 생각과 상상의 범위를 얼마나 제한시켰었는지, 얼마나 획일화된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었는지 깨달았을 땐 정말 크게 놀랐다.

요즘 요가, 작사, 글쓰기로 내 삶이 충만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챙기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자 한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인생의 험난한 파도에서도 나를 버티게 해주는 유일한 이유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