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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기록 1

by heize


2025/03/21(fri)



1

PM 12:20 문득 깨달았다. 어제가 남편과의 열다섯 번째 기념일이었단 사실을. 우리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연애. 어설픈 나의 첫 번째 제육볶음을 맛있게 먹어 준 남편, 너무 고마워. 그리고 15주년도 축하해!


2

다이어트 5일 차. 그 좋아하는 밀가루를 잠시 끊었음에도 아직 버틸만하다는 사실에 감사. 새로 주문한 오트밀 쉐이크가 맛있음에 감사. 생애 최초로 눈앞의 케이크를 참아 낸 나에게 감사.


3

오늘은 지인들과의 약속이 있는 날. 친구라 부르기엔 나이 차이가 제법 나는, 아홉 해를 넘긴 감사하고 소중한 인연들이다. 한때 주야장천 길바닥을 누비며, 함께 울고 웃었던 고생 동지들. 역시 우정엔 고생만 한 게 없다. 곧 강산이 변할 만큼의 세월이지만, 우린 여전히 그때를 선명히 기억하고 나눈다. 끈끈하다 못해 절절한 우리들 사이.


4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라던 남편이 제 발로 무사히 귀가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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