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無心), 성의(誠意)
바둑에 대해 1도 모르는 내가 보면 지루하지 않을까?
아! 그래도 명배우의 조합인데, 믿고 봤다.
바둑의 고수들이 승부를 치른 후, 복기해 내고 자신의 실수를 깨우치는 과정은 정말 놀라웠다.
잘 모르면, 까짓 껏 조금만 하면 나도 할 수 있겠지.. 싶다.
그런데 역시 아니다.
타고난 재능에다 "반복하고 반복하는 그 지겨움"을 버텨내는 재능이 합이 되었을 때 전문가가 된다.
자기의 방식대로 가르치려는 스승과 거기에 맞서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겠다는 제자
스승은 괘심하고 화가 났지만, 깊은 고민 속에서 제자의 생각을 인정하고 응원한다.
최고의 고수가 한참 어린 제자의 말을 받아들이는 그 자세 자체가 진정한 스승이었다.
이제는 라이벌이 된 제자에게 스승은 지금껏 숨겨둔 "제대로 된 칭찬"을 한다.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었을까.
어느 부모교육강사가 한 말이 생각났다. 부모로서 가장 힘든 일은 자식에 대한 사랑을 절제하는 일이었다고.
영화 후반부, 스승과 제자는 그동안의 승부를 통해 배운 마음을 적는다.
스승: 무심(無心) 마음을 비우다.
제자: 성의(誠意) 정성을 다하다.
소란하지만 지루한 영화가 있고, 잔잔하지만 역동적인 영화가 있다.
내가 본 <승부>는 조용하나 마음을 머물게 하는 힘 있는 영화였다.
감독의 온갖 정성과 애씀이 잘 전해져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