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

by 분홍색가방
결심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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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저자 하야마 아마리

출판 예담

발매 2012.07.20.


내일로 여행을 하던 중에, 비가 와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친구들과
책을 읽을 수 있는 카페를 갔다. 그 수많은 책들 사이, 언젠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이 책을
손에 들어 읽기 시작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보며 읽기 참 좋은 책이었다.

'죽음'

죽음은 요새 친구들의 입에서 많이 가볍게 오르내린다. 시험을 망해서, 일이 너무 많아서, 사람에게 치여서 농담처럼, 아니 농담 뒤에 숨은 진담처럼

'죽을까?'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삶을 떠나는 것, 지금 나에게 있는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 그렇기에 죽음은 다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그냥 포기하고 버리는 것이다.
최근 허지웅 작가의 '버티는 삶에 관하여'라는 책을 읽었다. 삶은 버티는 것이다. 힘들어도 버티려고 아등바등 거리는 것이다. 조금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위해 과거를 버텨내는 것 그것이 삶일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버티지 못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사랑할 힘조차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이 책의 줄거리는 이러하다.


파견사원으로 일하던 아마리는 혼자만의 우울한 스물아홉 생일을 맞는다.
동네 편의점에서 사 온 한 조각의 딸기 케이크로 생일 파티를 하고 ‘항상 혼자였으니 괜찮다’고 최면을 걸지만, 바닥에 떨어뜨린 딸기를 먹기 위해 애쓰던 중 무너지고 만다. 변변한 직장도 없고, 애인에게는 버림받았으며, 못생긴 데다 73킬로그램이 넘는 외톨이……. 깜깜한 터널과도 같은 인생에 절망하던 그녀는 자살을 결심하지만, 죽을 용기마저도 내지 못한다. 살아갈 용기도, 죽을 용기도 없는 자신의 모습에 좌절하며 텔레비전 화면에 무심코 시선을 던진 그녀는, 눈앞에 펼쳐진 ‘너무도 아름다운 세계’에 전율을 느낀다. 그곳은 바로 라스베이거스! 난생처음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간절함과, 가슴 떨리는 설렘을 느낀 그녀는 스스로 1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한다.
‘스물아홉의 마지막 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최고로 멋진 순간을 맛본 뒤에 죽는 거야. 내게 주어진 날들은 앞으로 1년이야.’
그날부터 인생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돈을 벌기 위해 평소라면 생각도 못한 다양한 직업을 종횡무진하며 죽을힘을 다해 질주하는데…….


그녀는 현실이 괴로웠고, 버티기 힘들었고, 그래서 죽기로 결심했는데 1년 후,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원하게 도박 한 판을 제대로 하고! 그리고 그녀는 어떻게 했을까? (책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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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 그녀의 이런 도박과 같은 행동이 어쩌면 삶을 다시 굴러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느꼈다. 그녀를 바꾼 것은 그녀의 간절한 결심이었다. 그냥 오늘부터 살 빼야지의 결심이 아니라 이거 내가 죽기 전에 무조건한다는 각오의 강한 결심이어야 한다. 그런 결심은 끝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그녀를 지치지 않고 끝까지 가게 한다. 목표가 있기 때문에...

그녀는 평소에 하지 않았던 것들을 시도하기 시작한다. 물론 큰 결심인 라스베이거스에서의 도박을 위한 노력들이었지만 돈을 벌기 위해 호스티스로 일하며 자신이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깨부수는 것이다. 전에는 시도조차 못해보았던 것들을 그녀는 시작한 것이다. 그 이유는 1년 후, 그녀가 죽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러한 시한부를 정하기 전, 무기력했고, 인정받지 못했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자신을 온전히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잘 알고 있으나 그녀는 그래서 삶의 의욕까지 잃어버렸다. 그녀는 확고한 목표를 향해 달려갔고, 그 결심은 새로운 시작점이 되었다.

이는 그 결심을 해냈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랑할 수 없게 만들던 무력한 자신이 해낸 것이다. 무언가를 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녀에게는 자신을 사랑할 계기가 필요했고, 그것은 그녀가 무언가를 해내야만 했고, 그녀는 해냈다. 그래서 그녀의 1년간의 시한부의 모습을 책을 읽는 내내, 응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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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8
나에게 죄가 있다면 그건 아마 '하고 싶은 게 없다'라는 죄일 것이다.

p.34
"세상은 널 돌봐줄 의무가 없다. 그리고 너에겐 어떤 일이든 생길 수 있다."

p.62
'기적을 바란다면 발가락부터 움직여보자.'

p.76
'가진 게 없다고 할 수 있는 것까지 없는 건 아니지'

p.136
길 위에 올라선 자는 계속 걸어야 할 것이다. 안주하는 순간 길을 잃을지도 모르니까.

p.227
서른 살 첫날, 내가 받은 선물은 '생명'이었다.

p.228
'끝이 있다'라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인생의 마법이 시작된다.

p.234
나는 단 6일을 위해 1년을 살았고, 삶을 끝내기 위해 6일을 불태웠다. 그 끄트머리에서 '20대의 나'는 죽고, 30대의 내가 다시 살아났다. 이제부터 맞이하게 될 수많은 '오늘들'은 나에게 늘 선물과도 같은 것이다. 나는 죽는 순간까지 '내일'이란 말을 쓰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나의 인생은 천금 같은 오늘의 연속일 테니까.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 키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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