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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수 Apr 22. 2019

우리가 정말로 사랑했을까?

     

예전엔 널 사랑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라고 넌 내게 말했다

나는 최면에서 깨어나듯 깨었다

어떻게 해서 나는 사랑이 영원하리라 믿게 되었던가?

어떻게 네 맘이 영원하리라 믿었던가?     

사랑을 믿었던 나의 모습이

종잇장 같은 환영처럼 그림자 되어 사라진다

영원하리라 여기며 땅속에 뿌리를 박았던 기억들도

그 무게감을 상실하며 공중으로 떠오른다

이제 시간 속에 퇴색하여 그 간곳을 알 수 없게 되겠지     

우리가 정말로 사랑했을까?

사랑을 시작할 땐 분명 사랑이라 믿었는데

사랑이 끝나니 그것이 사랑이었는지 알 수가 없다

사랑할 때는 내가 나인 것이 문제가 되지 않더니

사랑이 떠날 때는 내가 나인 것이 문제가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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