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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수 Mar 27. 2020

재택근무

코로나바이러스가 바꾸는 우리의 사회

재택근무는 4차산업혁명 이야기와 함께 딸려 나오는 이야기 중에 하나였다. 기계 1대가 수백 명의 사람을 대체할 수 있게 된 18세기 산업혁명과 같이,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의 발달로 정보통신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프로그램 하나가 컴퓨터 한 대가 수백 혹은 수십만 명의 사람을 대체할 수 있게 되고 비약적이고 즉각적인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온다고 하는 4차산업혁명은 지금 인간이 사는 삶의 방식을 바꾸어놓을 것이다라고 예견되었고 그 모습 중 하나가 재택근무였다.

발전된 정보통신기술은 집이든 카페든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도록, 관리가 될 수 있도록 할 수 있게 되며 더 이상 직장인들을 사무실에 모아두지 않아도 되고 그에 따른 관리비용도 줄 것이고 그러므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방식도 변하게 할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의 재택근무율과 효율성이 알려졌고 따라서 우리도 재택근무를 위한 준비작업을 해야한다라는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간의 의식과 문화가 합리적으로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1차산업혁명에 반대하며 섬유기계를 파괴하기도 했던 19세기초반 영국에서 일어났던 러다이트운동에서 볼 수 있듯이 전통적인 노동 방식의 변화는 사람들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새로운 방식은 터부시 될 확률이 높다.

우리사회의 전통적인 노동방식은 아침에 출근을 하고 사무실이나 현장에서 일을 하고 저녁에 퇴근을 하거나 회식을 갖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 얼굴을 직접적으로 대면하지 않고 컴퓨터 화면으로 미팅을 하고 일을 처리하는 것에 신뢰가 많지 않다. 진짜 사람이 진짜이지 화면 속에 사람은 진짜가 아닐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관리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특히나 눈에 보이지 않으니 일을 잘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기에 불안하다 그러므로 진짜 눈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면이 강하다.

하지만 사무실에 앉아 있어도 요령을 부린다면 다른 계산을 할 수도 있다. 반대로 집에서도 열심히 일을 하며 어쩌면 편한 맘으로 능률이 오를 수도 있다. 보편적이지도 않을뿐더러 비합리적인 상사의 압력을 피할 수도 있고, 디지털로 기록되고 처리되는 일의 과정은 대면 속에서 전해지는 말과 말의 전달로 인한 오해나 누락이나 음모를 피할 수도 있다. 원하지 않는 회식에 참가하여 다음날 업무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고 직장 내 성범죄로 인한 고소고발도 사라질 것이며 출근과 퇴근으로 인한 시간낭비가 줄어들 것이며 그로 인해 교통체증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고 배기가스도 줄어드니 대기환경에도 도움이 될지 모른다. 대기환경이 줄어들면 호흡기 환자도 줄어들 것이고 그러면 의료비용지출도 줄어들고 좀 더 예술적인 일에 쓰여질지도 모른다.

이처럼 여러 이점들이 있을 수도 있는 재택근무 아이템은 우리사회에서 환영받지도 활성화 되지도 못했다. 그런데 코로나19바이러스 확산으로 상황이 변화되고 있다. 코로나19바이러스는 접촉으로 인해 전파되어지니 접촉을 피할 수밖에 없지만 일은 해야 하는 상황이 우리에게 닥친 것이다. 생명도 소중하고 일도 중요한 상황에서 다행히 우리에게는 선택지가 있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한국은 IT강국이 되어있었다. 자연스럽게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재택근무가 실시되었고 큰 문제나 부작용 없이 작동이 되었다. 그리고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의 장점을 발견하고 또한 한국이 재택근무를 소화 할 수 있을 만큼 기술이 발전되어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뜻하지 않게 코로나19바이러스로 인해 4차산업혁명의 길로 빠르게 진입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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