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만약 직장을 그만두면 어떨까?”
“왜? 직장에서 그만두래?”
“그냥 힘들어서.”
“그래, 그럼 우리 같이 쉬자.”
“그러면 어떻게 먹고살지?”
“조금의 쌀만 있으면 되지.”
“그래도 쌀을 살 돈이 필요하잖아.”
“그건 어떻게 되겠지, 쌀을 못 살 만큼은 아니잖아.”
어릴 적부터 엄마는 늘 그랬다.
‘다 괜찮다.’
그 말에 꼿꼿이 반기를 들던 젊었던 나에게도 엄마의 위로는 절대적일 것만 같았던 삶의 무게조차 의미 없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그래서 여전히 힘들어 마음이 바스락거리는 날에는 가랑비 같은 엄마의 그 말이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