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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보연 Jul 09. 2023

너와 닮은 사람

원샷한솔

김한솔 님을 알게 된 것은 2020년 10월 경이었다.
은찬이가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다.
다시 시력이 돌아올 수 있을지 아무도 대답을 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엄마인 나는 최악의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맹학교까지 알아보았다.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맹학교는 어두컴컴한 모습이었다.
깜깜한 교실에 우울한 표정으로 조용히 앉아 점자책을 읽을 내 아이의 모습을 떠올리면 눈물부터 쏟아졌다.
그때 보게 된 '원샷한솔' 유튜브채널은 나에게 한줄기 빛과도 같았다.
그는 당당히 버스를 타고 식당에도 가고 친구들과 커피숍에도 갔다.
그가 밝게 웃으며 알려주는 시각장애인들의 에피소드를 보며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어도 저렇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구나. 시각장애인들도 일반인과 다름없이 미래를 꿈꾸며 밝게 살아갈 수 있구나.'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그의 책을 읽으며... 자꾸만 눈물이 나는 것을 참느라 여러 번 책을 덮었다.
내 코가 석자라 남의 사연에 웬만해서는 눈물 흘리지 않는 무감각한 사람이 되었지만 한솔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자꾸만 내 아이가 떠올랐다.
욕심도 많고 무언가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 어려운 과정들을 특유의 밝음으로 넘기며 이겨내는 모습, 불합리한 것은 기필코 바로잡겠다는 굳은 모습까지. 많은 부분 은찬이와 닮아 있었다.
보이지 않는 눈으로 이 책을 볼 누군가를 위해 썼을 비뚤 한 글귀를 보며 가슴이 요동쳤다.
마지막 입원 전 은찬이가 웃으며 썼던 비뚤 한 글씨와 너무나 비슷했다.

가끔...
'은찬이가 잘 자랐다면 저런 모습 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은찬이도 눈이 안 보이고 휠체어를 탔더라도 김한솔 님처럼 밝고 곧게 자라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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