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으로 책을 좋아합니다.
저는 물리적으로 책을 좋아해요.
책 맛은 꼭 읽어야만 맛볼 수 있는게 아니다. 책을 사는순간, 책을 보는 순간. 반은 읽고. 아니 맛보고 들어가는 셈이다...
...손으로 책을 들어 이리저리 한참을 돌려본다. 책을 펼쳐 종이에 대고 킁킁 냄새를 맡는다. 책장을 넘기면서 손으로 책장을 살살 쓸어 만진다. 그 다음엔 책장을 빠르게 넘기면서 스삭스삭 소리를 듣는다....
...이렇게 온전한 서인합일(書人合一 )을 통해 '호모 비블리쿠스(homo biblicus)'라는 새로운 종, 곧, 서인종(書人種)이 태어난 것이다.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표정훈/한겨례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