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10대의 안목

by 구자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고??


경제 파트, 절대 우위에 대한 설명을 하며, 김밥 도시락을 싸는 과정에서의 절대 우위는 선생님보다 김밥** 아주머니께 있다...라는 예시를 들어준 후, 수업을 마쳤습니다. 쉬는 시간이 시작되자 학생이 꺼낸 책. 표지가 일본어입니다. 어랏.


T : 어랏, 제목이 왜 이래?


라고 물으니 학생이 책등에 적힌 제목을 보여줍니다.


T :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고??

S : 힐링이 되는 소설이예요.

T : 힐링이라고? 제목만 봐서는 이거 스트레스받는 상황 아니야?

S : 아니에요. 즐겁게 도시락을 싸는 상황이에요.

T : 어떻게 하면 직장 상사의 도시락을 매일 싸면서도 즐거울 수가 있는데??

S : 직장 상사가 착해요. 엄청 착해서 힘이 들 때 도움이 되어주는 상사예요.

T : 아.. 직원이 힘이 들 때, 상사의 카드를 내어주며 카페에 가서 머리 식히라고 오라는.. 그런 스타일인가보다.


이 정도면 제목으로 독자를 끌어들이기에 아주 성공한 책이다. 제목만으로도, 그리고 '즐거운 상황'이라는 단서 만으로도 책이 끌렸습니다.


T : 그런데 왜 이 책을 선택했어? 너는 직장인은 아니잖아. 아직 이해하기 어려운 세계 아니야?

S : 음식이 나오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골랐어요. 제가 일러스트 전공을 하고 싶은데, 일러스트가 너무 예쁘기도 하고요.

T : 음식이 나오면서도 힐링을 주는 책이라니. 맞아. 너 그림 참 잘 그리지? 그런 측면에서도 이 책을 고를 수 있었겠다. 그림 정말 예쁘다.


독자들의 책 선정 이유는 참 다양합니다. '직장인'을 소재로 한 책이라고 해서 꼭 '직장인'만 책을 보는 것이 아니죠. 작은 삽화, 음식이라는 소재 만으로도 독자층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의 책장을 통해 종종 경험합니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입니다.


독자들이 어떤 이유에서 책을 고르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요즘 10대들은 어떤 책을 고르는지-에 주목해봅니다. 학생들과 그들이 읽는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누다 보면 교과서 수업에서 보지 못한 학생들의 또 다른 눈빛의 반짝거림을 볼 수 있습니다다. 그것을 지켜봐 주고, 질문해주는 역할은 참 흥미롭습니다.


학생들과 책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인데, 항상 '이 책을 왜 고른 거야?'라는 질문을 늘 합니다. 그런데 그 답변들을 들으면 어른인 내가 감동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늘 기다립니다. 쉬는 시간, 학생들의 책장 엿보기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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