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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자 Nov 23. 2022

조명이 반짝이면, 마음도 반짝인다.

크리스마스트리는 우리를 반짝이게 하지.

https://brunch.co.kr/brunchbook/christmas100



반짝이는 빛 앞에 선, 찰나

거리를 걷다, 크리스마스 조명 앞에 발걸음을 멈췄다. 반짝이는 빛 앞에 선, 찰나. 모든 사고가 정지해버렸다. 그리곤 마법에 걸린 듯 흘러나오는 캐롤에 청각을 맡긴 채, 잠시 모든 것을 내려두었다. 이내 곧 크리스마스와 연관된 나의 삶을 주마등처럼 떠올려본다.


대개 많은 이들은 여전히 때로, 어른 아이처럼 산다. 특히 '크리스마스'라는 단어 앞에 자신들의 동심을 함께 얹어 찰나의 순간, 어린이 같은 마음으로 트리의 조명을 바라보는 달, 12월이다.


우리가 처음 마주친 순간, 내게 들어온 떨림. 그때는 뭔지 나는 몰랐어. 반짝이는 너, 흐트러진 나.
환상적인 흐름이야. 어쩐지, 워어! 느낌이 달라. 워어! 눈뜨는 아침이. 워어! 이렇게 빛나.
-조용필, 찰나 中-




조명이 반짝이면 마음도 반짝이는 달.


김이나 작가의 '보통의 언어들'에서 언급된 '통하는 마음은 디테일에서 나온다.'라는 문장은 크리스마스 조명 앞에서 실감 나게 공감된다. '그 해 크리스마스는...'이라는 문장은 다소 추상적이어서 우리의 마음을 자극 시키기에는 2% 부족하다. 하지만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에 빨간색 동그란 장식을 달며, 맨 꼭대기에 제일 큰 별을 달던 날, 코 끝을 스치던 달콤한 쿠키향.. 난 한동안 그 크리스마스트리를 넋 놓고 바라봤었어.'라는 디테일은 크리스마스에 얽힌 각자의 마음을 이끌어내게 한다. 실제 경험한 기억들이 다를지라도 같은 종류의 감정들이 이끌어내지며, 우리는 그것을 '공감'이라 부른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비슷한 공감들이 꺼내져, 반짝이는 조명과 함께 마음도 반짝이는 달, 12월.


나를 반짝이게 하는 크리스마스트리. 

마음껏 눈에 담아두자.


가던 길 잠시 멈추고, 하던 일 잠시 멈추고

눈 속에 조명 빛을 충분히 담아보자. 12월이니까.


빛이 조금 흔들리면 어때. 따뜻하면 그만이지.
오늘의 인생, 조금 흔들리면 어때.
따뜻한 이불 속에 누웠으면 그만이지.




[공감]
통하는 마음은 디테일에서 나온다.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선, 덜 구체적이고 넓은 테두리의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착각. 그러나 공감은 디테일에서 나온다. 공감은 기억이 아닌 감정에서 나온다. 즉 상황의 싱크로율이 같지 않더라도, 심지어 전혀 겪지 않은 일이라 해도 디테일한 설명이 사람들의 내밀한 기억을 자극해 같은 종류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공감을 사는 일인 것이다.  -보통의 언어들, 김이나- (p.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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