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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자 Nov 18. 2022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빵, 슈톨렌

하얀 가루 가득 묻어나는 12월의 달콤한 선물

어드벤트 캘린더와 또 다른, 크리스마스의 기다림을 즐기는 빵

어드벤트 캘린더 속 장난감을 하루하루씩 열어보는 즐거움과 다르게 12월의 기다림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의 빵이라고 불리는 '슈톨렌'


일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한 달 전부터 슈톨렌을 한 조각씩 얇게 잘라먹으며, 성탄절을 맞이하는 통이 있다고 합니다.

보통 한 달 정도 상온 보관이 가능할 정도로 보존성이 좋습니다. 따라서 '어드벤트 캘린더'처럼 하루에 한 조각씩 먹으며 12월의 일상들을 설렘으로 챙기기에 적합한 빵이지요.


슈톨렌은 체리, 무화과, 오렌지 필, 파파야, 크렌베리, 살구 등을 럼주숙성시켜 만든 '과일 프람' 재료로 합니다. '과일 프람'은 길게는 1년 동안 숙성을 거치기 때문에 말 그대로 '기다림의 빵'이라는 별칭이 붙었답니다.


슈톨렌의 겉면은 슈가 파우더로 덮여 있습니다. 슈가파우더의 사각거리는 달콤한 식감이 12월의 눈 내린 마을을 연상시키며 풍미를 더한답니다.


빵의 가운데에는 '마지팬'이 들어있습니다. 아몬드가루, 계란 흰자, 설탕을 섞어 만든 마지팬은 고소함 풍미를 가득 품고 있어 달콤, 고소, 새콤, 담백한 빵의 전체적인 맛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마지팬은 슈톨렌의 화룡점정을 담당하고 있는 셈입니다.


커피 혹은 와인과 함께 아주 얇게 저민 스톨렌을 한 조각 입에 넣으면 절로 미소가 입가에 번지게 됩니다.



일 년 동안 고생한 나를 칭찬해.

한 해의 마무리를 딱 한 달 앞둔 12월. 일 년 동안 고생한 나를 칭찬하는 의미로 슈톨렌을 주문합니다. 가격이 살짝 사악하긴 합니다. 하지만, 1년 간 숙성의 시간을 거쳐 만들어진 슈톨렌은 적당한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나 자신과 닮아있기에, 기꺼이 즐거운 지출을 허용해봅니다.


열심히 살아온 나를 위한 지출, 그리고 우리 가족들, 소중한 이들을 위한 지출이라고 합리화해봅니다.

 


중앙부터 잘라먹는 슈톨렌, 인생도 정면돌파!

슈톨렌은 먹는 방식이 조금 독특합니다. 한 번에 먹는 빵이 아니라 조금씩 얇게 저며 한 달 정도의 기간 동안 나누어 먹는 빵이다 보니 빵의 끝부분부터 잘라먹지 않습니다.


가운데를 반으로 잘라 중심부터 먹기 시작합니다. 먹을 만큼 얇게 조각을 낸 후에는 다시 잘라낸 양쪽 끝을 이어 붙여 랩핑을 한 후 보관을 하는데, 이는 빵의 단면이 마르는 것을 방지해주기 위함입니다.




변죽만 올리며, 문제의 핵심에는 직접적으로 돌파조차 못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인생에 정답은 없는 법!!! 


때로는 쭈뼛쭈뼛하는 변죽 말고, 문제를 돌파할 수 있는 중심을 향해 바로 내지를 용기도 필요합니다. 정면돌파가 때로는 인생의 가장 단맛을 내어줄 수 있는 가장 쉬운 지름길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한 줄 요약 : 하얀 가루 가득 묻어나는 12월의 달콤한 선물, 슈톨렌을 나에게 허용해주며, 삶의 문제를 정면 돌파해보는 내년을 맞이하기로 해요.




이 글이 실린 매거진은 저의 브런치북인 [크리스마스 D-100]에 모두 담지 못한 추가 번외편 글들을 모아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아래의 [크리스마스 D-100]브런치북도 함께 읽으시며 따듯한 12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


https://brunch.co.kr/brunchbook/christmas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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