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에서 6호선 가는길의 나에게

친절하지 못한 하루를 견디며

무거운 짐들이 어깨 위에 내던져진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다 덜어내고 싶지만, 마치 젖은 솜처럼 감정이 몸 안에 가라앉아 움직이기도 힘들다.


세상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건 익숙한 일이지만,
한 명도 아니고, 두 명도 아니고, 여러 사람에게
돌림빵하듯 마음을 험하게 취급당하면,
그제야 정신이 와르르 무너진다.
제대로 서 있기도 어렵다.


왜 세상은 나에게 친절하지 않을까?
왜 예의를 기대하는 일이 이렇게 허망할까?


다 훌훌 벗어던지고 싶다.
마음을 짓누르는 짐들을, 말끔히 처리하고 싶다.


그런데,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름다운 선율이
제 이쁨도 모르고 피어난 들판의 꽃들이
어느 순간 말없이 내 마음을 적신다.


"혼자 아니야."


누가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느껴진다.

5분을 내어, 나 자신에게 편지를 쓴다면
어제 합정역 2호선에서 6호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울컥 눈물 흘렸던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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