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마음은 어떠신가요?
얼마 전 《Will You Ever Be Good Enough》와 《독이 되는 부모》를 읽으며
내 어린 시절의 문제들 가운데, 부모, 특히 엄마와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 시간은 상상 이상으로 훨씬 고통스러웠고,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기억은 파편처럼 흩어져 있었고, 감정은 이름 없이 얽혀 있었다.
그동안 스스로를 옥죄면서도 끝내 풀어내지 못했던 나의 ‘성격’과 ‘기질’.
두 책에서 제시된 수많은 사례와 통찰을 따라가다 보니
마음속 어딘가에 오래 퇴적되어 있던 정체 모를 감정들이
조금씩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분노인지, 슬픔인지, 결핍인지조차 모른 채
그저 예기치 않은 순간, 예기치 않은 분노의 반복으로만 터져 나오던 감정들.
미국 전문가들에 의해 쓰인 그 책들은 충분히 날카롭고 깊었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사회의 맥락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아쉬움도 남았다.
문화적 배경과 가족 구조, 세대의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와중에 유튜브를 통해
한국의 정신과 의사 8인이 함께 집필한 《마음 예보》를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시의성이 분명했고,
무엇보다 지금 이곳,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를 전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에서 반가웠다.
8명의 의사가
8개의 서로 다른 주제의식을 통해
2026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올해 53세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경계선 위에서 자라났고,
또래보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디지털 환경에 깊이 빠져들었던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지금 청소년과 아이들이 살아내고 있는
이 거대한 인터넷 세계가 아주 낯설지만은 않다.
어쩌면 나는
그들보다 먼저 그 세계에 중독되어 본 세대일지도 모른다.
지금 나는 몹시 외롭다.
몸서리가 쳐질 만큼, 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례를 읽으며
나처럼 처절할 만큼 외로운 사람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이
이상하게도 나를 조금은 덜 외롭게 만든다.
외로움은 나만의 결함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 세대가 함께 겪어온 공통의 상처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