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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직유 Dec 10. 2022

설렘을 만드는 법

나만의 설렘 무한증식 공식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설레는 순간을 떠올려보았다. 


곧 시작할 재벌집 막내아들 드라마를 볼 생각에 설렌다.
새 학기에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생각에 설렌다. 
새로운 취미를 경험해볼 생각에 설렌다. 
책방에 가서 책을 읽을 생각에 설렌다. 
남들 앞에서 열심히 준비한 걸 보여주려니 설렌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생각에 설렌다.
보고 싶은 친구와 가족을 만날 생각에 설렌다.
단골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쓸 생각에 설렌다.
동해에 놀러 오는 친구들을 맞이할 생각에 설렌다.


내가 떠올린 예시들을 보면, 설렘은 기대하는 상황보다 내가 과거에 있어야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인 것 같다.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할 때, 그 미래가 긍정적이라고 예측될 때 설렘을 느끼는 것이다. 긍정 미래 기대 감정이라는 4단어의 조합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그럼 지금, 여기에 현존한다면 설렘은 사라질까? 설렘 대신에 떨림, 긴장됨, 약간 빠른 심박수로 대체되려나? 이성에 대한 설렘은 현재의 감정인 것 같은데, 처음 손 잡을 때의 두근거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때의 긴장감 같은 것 말이다. 미래에 대한 설렘과 이성과 관계에서의 설렘은 또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내가 떠올린 예시로 보면, 설렘은 두 가지 상황에서 발생되는 감정이다. 첫째, 이미 경험해본 거라 분명 좋을 거라는 확신이 있을 때, 둘째,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불안, 걱정보다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더 클 때.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불확실성과 기대감이 만나 설렘이 생기는 거라면, 설렘을 느끼던 그 상황이 현재가 되는 순간, 설렘은 어떤 감정이 될까? 어떤 감정이 되는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설렘이라는 감정은 소멸되고, 다른 감정으로 대체되는 것 같다. 


서두에 들은 예시처럼 나의 일상 속에는 설렘이 많다. 요즘 긍정적인 기대감을 많이 품은 채 살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좋은 경험이더라도 같은 경험을 여러 번 반복하면, 설렘은 익숙함, 더 나아가 당연함으로 변한다. 그리고 당연하다고 여기는 순간, 설렘은 소멸된다. 그러니 설렘은 희소성과 비례하게 발생하는 감정일 것이다. 나의 일상에 자주 일어나지 않을수록 설렘을 느낄 확률이 높은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나중에 먹고, 오래 먹기 위해 아껴먹는 것처럼 설렘도 아껴서 느끼면 더 자주, 오래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인 경험을 가끔 반복하되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것이다. 어떠한 습관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2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반대로 2주 정도의 공백을 가지면, 낯설어지지 않을까?


긍정적인 경험 + 새로움(변화) + 2주 주기 반복 = 설렘 생성


설렘을 주는 것들을 새롭게 업데이트하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는 설렘 리스트를 위 규칙대로 아껴 쓴다면 언젠가 내 삶이 설렘으로 가득 찰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어떤 설렘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가? 혹시 삶이 너무 무미건조해 설렘을 느끼지 못하고 있나? 그렇다면 과거에 설렘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려보자. 그리고, 새로운 설렘을 찾는 탐험을 시작해보길 바란다. 우리의 삶이 점점 더 풍요로워지길 바라며 오늘의 글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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