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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직유 Mar 30. 2023

인도로 떠나기 하루 전

나는 무엇을 얻기 위해 떠나는가

내일 나는 인도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떠나기 전, 왜 인도에 가는지, 가서 무얼 얻어오고 싶은지 정리하고 싶어 글을 쓴다.


오늘 동해를 떠나오는데, 발걸음이 무거웠다. 한 달간 동해를 떠나 인도에서 머문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동해가 너무 아름다웠다.


뒷마당 벚꽃나무


원래 같았으면 4월 중순이나 되어야 피었을 벚꽃이, 떠나는 나에게 손을 흔들듯 활짝 만개했다. 올해는 우리 집 뒷마당에 피는 벚꽃을 못 보겠구나 아쉬워했는데, 나의 아쉬운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한 건지, 올해는 일찍 피어서 기어코 나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활짝 보여주고야 만다. 곁에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다가, 떠날 때가 되어서야 그립고 애틋하다. 나는 참 어리석은 사람이다.


인도에 떠나기로 마음먹은 건, 나에게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나에게도 나의 일상에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끊임없이 삶에 불만족해하는 나를 보면서, 뭐라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내가 있는 환경을 변화시키든, 나를 변화시키든 뭐라도 해야 했다.


'변화'


내가 얻고 싶은 건 '변화'다. 어떤 방향으로 변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건, 인도에 가기 전과 다녀와서의 나는 다를 것이다. 새로운 경험을 얻을 테니, 생각하는 것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그전과는 달라있을 것이다. 좋고 나쁨은 없이 내 앞에 다가올 것들은 모조리 다 경험이 될 것이고, 그 경험을 통해 나는 변화할 것이다.


'수용'


많은 이들이 인도에 혼자 여행 가는 건 위험하다며 걱정했다. 나 또한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걱정을 들으니 순간순간 불안이 솟아올랐다. 하지만 어떤 경험이든, 어떤 상황이든 받아들이기로 마음먹는다.


변화를 자꾸만 찾는 것도,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일 테다. 그러니 나는 나를 만나러,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하기 위해 인도에 가는 것이다. 내 이름 앞에 무조건적으로 "예스!"를 붙이기 위해서.


지금까지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모두 내려놓고 올 것이다. 내가 '나'라고 생각했던 것도 모조리 다 놓고 올 것이다. 나의 판단 기준이 되었던 모든 것들을 갠지스강에 흘려보내고 올 것이다. 그럼 나 자신도, 타인도, 이 세상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순간이 오겠지. 모자라고 부족한 내가 아니라, 지금 그 자체로 완벽한 내가 되고, 고칠게 한두 개가 아닌 맘에 안 드는 사람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특별한 사람이 되고, 미쳐가는 세상이 아닌, 그저 흘러가는 세상으로 바라볼 수 있겠지.


그렇게 불안함과 희망을 동시에 안고, 나는 인도로 떠난다.


3/29 동해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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