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늦은 육견일기
여덟 번째 이야기
우리 둘 다 생애 처음으로 동물병원이란 데를 갔다. 콩이를 데려오고 2주 정도 지난 시점이었다. 정작 콩이는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몰랐으니 아무 생각이 없었겠지만 우리는 바짝 긴장했다. 우리 털뭉치가 제대로 크고 있는지 어디 아픈 데는 없는지 병원비는 대체 얼마나 나올지 등등 많은 것들이 염려되었다.
핑계 같지만 숫자와 안 친하다는 이유로 사료를 정량대로 주지 않고 대충 가늠해서 준 게 문제이지 않을까? 우리가 모르는 선천적인 기형이 있지는 않을까? 자꾸 미끄러지던데 다리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병원비가 어마무시하게 나와서 우리 앞으로 손가락 빨며 살아야 하는 건 아닐까? 걱정인형의 머리는 어느새 걱정 한 보따리로 가득 찼다.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 전세가 역전되어서 우리는 담담해진 반면 콩이가 긴장을 했다. 뭐가 그리 무서운지 달달 떨기 시작했다. 그때 이 녀석이 엄청난 쫄보라는 걸 알아챘어야 했는데..... 누가 뭐라지도 않았고 첫 예방접종이라 병원에 대해 이전에 아무런 경험도 없는데 동물적 본능으로 무서웠던 걸까?
우리는 불면 날아갈까 조심조심 들어 올리고 안는 아이를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선생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휙휙 잘 들어 올렸다. 여기저기 홱홱 뒤집어 가며 상태를 확인하더니 평이한 어조로 건강하다고 했다. 그 건강하다는 한 마디를 듣고 얼마나 마음이 놓이던지.....
어떤 영상을 보니 강아지가 주사 맞을 때 엄청 낑낑대던데 우리 콩이는 달달달 떨기만 했지 정작 주삿바늘이 들어가도 움찔이 끝이었다. 이런 기특한 녀석이 있나. 내 새끼는 남다른 것 같아 괜스레 으쓱해졌다.
그런데 주사 몇 대 맞고 검사하고 했는데 돈 10만 원이 우습게 들었다. 우리 콩이 병원하고 친해지려면 엄마 아빠 돈 열심히 아껴야겠다. 우리 같은 월급쟁이야 들어오는 돈이 뻔하니 더 쪼개는 것 밖에는 수없지. 부모가 된다는 건 걱정과 돈이 드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