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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레인 Aug 25. 2019

[오늘의 감정] 나의, 새로운 출발

안녕! 그리고 안녕?


일요일인데도 덜 끝낸 일이 생각나

출근을 했는데,

갑자기 먹통이 되어버린 피씨를 붙잡고

30분을 씨름하다가 눈물이 났다.

나는 무엇을 위해 오늘 출근해서 이러고 있을까. 책임감이 강한걸까? 아니면 바보같이

뭘 위해 사는지도 모르면서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은 의무감에 이러는걸까.

답 없는 피씨를 강제종료 시키고 뛰어나왔다.

계속 눈물이 고였다.

 


수능, 대학, 학점, 취업, 회사, 야근, 회식으로

이어지는 10대, 20대, 30대의 연결고리 속에서

나는 나를 충분히 탐색하고 공부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그래서 돈과 안정성, 복지를 최우선에 두고

은행에 입사한 후에야

내가 생각보다 익숙한 일상을 쉽게 지루해하고,

돈과 안정성보다 변화와 성장을 지향하며,

모든 이에게 친절 할 수 있는 사람인 줄 알았지만

상식이 통하는 사람들에게만

'선택적으로' 친절한 사람임을 깨달았다.


지난 몇 년간 수없이 고민했다.

다른 길은 어디에 있을까.

나만의 그 길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래서 퇴사 관련 수업도 많이 듣고

전문 상담도 받아보고

직장인의 진로, 회사생활에 대한 책은

도서실을 차려도 될 만큼 많이 사봤다.


결론은?

움직이지 않으니 결국은 제자리에 있더라.

해보지 않으면 맞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겠더라.

그래서 더 늦기전에 이번엔 내 인생을 걸고

여기서 멈춰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밀린 일을 다 해야겠다는

그 쓸데없는 책임감은 나에게

왜 열심을 다하려는지 이유를 묻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이유에 답하지  못했다.

지금의 삶에 돈 말고 다른 이유가 없기에

나는  멈춰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찾아봐야 한다.


아마, 먼 길을 돌아가야 될 지도 모른다.

이대로 살면, 늦게나마 승진을 하고

그냥 이냥저냥 지내면서

월급날은 조금 행복하고

나머지 날은 카드를 긁어대며

옷과 음식과 화장품으로

나를 위로하는 지금처럼 살아지 할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기서 멈추고자 한다.


2019년은

지금 모습으로 살아가는 마지막 해가 되기를.

다가올 2020년은

방황하며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을 나에게

새로운 출발의 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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