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건, 참 중요하지만
취준생이었던 나에게 그 말은 사치처럼 여겨졌다.
닥치는대로 원서'질'을 했고,
그 중 유일하게 (왜인지 모르겠으나)
나를 뽑아준 회사에 들어왔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내 성격으로 버티기엔 너무나도 험하고 다이나믹한
그런 업무를 하는 곳이었다.
돈을 벌고 싶었던 나, 그러나 한편으론
하고싶은 일이 있었던 나는
싫어하는 일을 하며 버는 돈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1년차, 울컥울컥했지만 버텼다.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리라 믿었다.
한편으로는 더 늦기전에 도망쳐야된다 생각했다.
2년차, 서서히 버티는 일이 힘겨웠다.
그만두고 새로 시작할 용기가 없었던
작년의 내가 미웠다.
그렇게 3년, 4년 시간이 지나갔다.
돈이 다 인줄 알았던 어리석은 나는,
이제와 절실히 깨닫는다.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시간.
지금, 이 나이, 이 계절, 이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매일 눈물삼키고, 억지로 눈을 뜨고,
돈 때문에 온갖 부당함과 어쩔 수 없음을 감내하며
무작정 버티는 이 시간이
미치도록 아깝다.
다시 오지않을 나의 젊음,
나의 이 계절, 매일 매시간 매분 매초를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물들이고싶다.
퇴사가 답인걸까.
1년차 때 내지못했던 그 용기를
더 늦어지지 전에 가져보길 오늘도 기도한다.
더이상 내 시간에게 미안해지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