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내게 약이 될거야.

by 플레인

올해 쓴 일기들을 읽어보니

괜찮았다가, 아니였다가를 수없이 반복했다.


올해 초.

소위 말하는 좋은 부서, 좋은 팀으로

발령받고서 인정 받았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부풀었나보다.

잘난 줄 알았다. 어리석게도.


그래서 천덕꾸러기가 되고,

업무적으로 신뢰받지 못하고

그 어떤 피드백도 없이

나 지금 못하고 있는건가,

혼자 고민하는 내 모습을

견디기가 어려웠다.


화도 났다.

이러려고 나보고 여기 오라했나,

원망의 마음도 나날이 커졌다.


그리고 나는 내년,

업무 소관팀이 변경되며 다른 부서로 간다.


떠나는 내게 조언을 건네주고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해 준 분은

같은 팀 차장님이셨다.


성과를 못 내서 속상했다는 나의 말에,

네가 검토하고 시도했던 것들도 성과라는

위로가 감사했다.


경험해봐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잘 맞을 줄 알았던 분과 심히 삐그덕거렸고

걱정했던 분과 잘 지내기도 하고.

상황은 내 기대와 다르게 흘러간다.


잘난 줄 착각했던 나는

철저히 외로웠고, 성장하지 못했고,

돌이켜보니 남은 건 상처뿐이라

속상한 마음이 가득하다.


지도 받고 싶었다.

배워서 부족함을 메꾸고 싶었다.

뛰어난 분 밑에서 성장하리라 기대했다.


그치만 나는 믿는다.

내가 겪어야 하는 아픔이고 고통이라서

겪으라고 두신거라고.

언젠가 꺾였어야 하는데 그게 올해였다고.

올해는 내게 약이 될 때가 올 거라고.


나를 미워해줘서 감사합니다.

고독하고 외롭게 해줘서.

내 기대를 무너뜨려줘서.

상처를 부인하지 않고 앞으로의 회사생활도

아무렇지 않게 해 나갈테니.


단단해지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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