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톺아보기의 미학
글자들을 빨리 읽지 못한다. 이해하는 속도도 느려서 몇 번을 다시 돌아가 읽고 또 읽을 때가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일주일 전에 재밌게 읽은 그 책도 생각이 가물가물할 때가 있다. 아... 그 주인공이 어떻게 해서 거길 갔더라...? 어떻게 되었더라... 결국, 결론만 겨우 맴돌고 물들었던 감상은 사라진다.
그래서 하루에 읽을 수 있는 만큼 읽고, 읽은 부분만 기록해보고 싶었다. [톺아보기]라는 게시판을 따로 만들어야 하나, 잠시 고민하던 나날도 있었다. 그러다 새해 한 달간 라이브 독서 인증을 하는 이벤트가 있어서 이걸로 시작을 해보자 싶어 기록을 남긴 지가 일주일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을 정해서 조금씩 낭독하기도 하지만, 읽은 만큼에 대해서 기록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또한, 내 의지만 가지고 되는 것도 아니라서 사실, 요 며칠 조금 심란했다.
이런 거 가지고 심란까지?
용돈벌이 수준의 일은 그마저도 겨울이라 가뭄이다. 근방의 초등학교 겨울방학 특강은 신청자가 4명이라 폐강을 했다. 공사 중으로 방학 동안 끊긴 데 대신 잘 되었다 싶었다. 근처에 나갈 수 있어서 또 좋았다. 특히, 처음 들어가는 학교라 오픈발도 기대했다. 방학 특강이 이렇게 사람이 없기도 힘들지 않은가. 지난 하반기에 나름 전투적으로, 안 되는 체력을 끌어올렸는데도 성과가 안 보이니 억울하기도 하다.
그런 저런 마음을 달래며 집에 아이들과 하루하루 늦잠도 자고, 열심히 집밥도 해 먹는다. 일을 안 나간다고 해서 집안일이 끊기는 것은 아니기에. 아침은 간단히 먹더라도, 아이들 점심과 저녁과 간식들, 세탁기가 작은 탓에 빨래는 2번, 이불 정리와 청소기...... 눈에 보이는 일만 해도 왜 이렇게 바쁜지...
새해에는 성경 통독을 꼭 놓치지 말자며, 말씀 읽고 궁금한 내용도 아이들과 공유했다. 그리고 브런치 독서 인증을 꼭 하려고 노력 중이다. 복기하고, 생각을 다루는 시간이 정말 유익해서 한 달이 지나도 이어갈 수 있길 바란다.
돈벌이는 비수기지만 소로가 말한 사유라는 수확을 거두는 계절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