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치 독서 – 『천로역정』5

chapter 5 든든한 벗, '신실'과 손잡다

by 소설 쓰는 라떼
존 번연, 『천로역정』, (두란노, 정성묵 번역)

# 날짜: 2026년 2월 10일

# 독서 시간 : 40분

# 분량: ~157쪽/ chapter 5 - 든든한 벗, '신실'과 손잡다: 말로만 믿는 믿음, 행함으로 드러나는 믿음

# 이 글은 한 평범한 생활독자가 읽고 이해한 범위 안에서 찾아 정리한 개인적인 기록이다. 물론, 신앙인으로서 읽은 감상도 일부 담겨 있다.





- 이교도의 동굴을 지난 크리스천은 이전 챕터에서 잠시 언급된 적이 있는 '신실'을 만나게 된다. 멸망의 도시에 재앙이 닥칠 거라는 소문은 흉흉했지만 사람들은 크리스천을 여전히 비웃었고, 그를 따라나섰다가 늪에 빠져 금방 되돌아온 '변덕'도 역시 조롱했다는 말을 전했다.


18 내가 칼과 기근과 전염병으로 그들을 뒤따르게 하며 그들을 세계 여러 나라 가운데에 흩어 학대를 당하게 할 것이며 내가 그들을 쫓아낸 나라들 가운데에서 저주와 경악과 조소와 수모의 대상이 되게 하리라
19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들이 내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내가 내 종 선지자들을 너희들에게 꾸준히 보냈으나 너희는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느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예레미야 29장 18장~19절




또한 신실은 여기까지 오는 길에 '요녀'의 유혹뿐만 아니라, '유혹 마을'에 사는 '첫 번째 아담'이라는 노인으로부터 자기 상속자가 되어 달라는 제안을 받고 흔들렸음을 고백한다.


너희가 서로 거짓말을 하지 말라 옛사람과 그 행위를 벗어 버리고
골로새서 3장 9절


신실은 노인의 이마에서 보인 '옛 사람과 그 행위를 벗어버리라'는 말씀을 읽고 흔들렸던 마음을 바로잡았다. 즉, '첫 번째 아담'은 타락한 인간의 옛 본성이며 그의 세 딸인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과 혼인하여 영원히 살자는 유혹은 세상에 안주하라는 시험이었다. 극적으로 주님을 만나 다시 산을 오른 신실은 '불만'과 '수치'를 만난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신실과 크리스천은 동행하며 믿음의 결속을 다진다. 이후 등장하는 '수다쟁이'를 통해 작가는 그럴듯한 말만 하는 신앙의 위험을 경고한다.


크리스천에 의하면 '달변가'의 아들 '수다쟁이'는 말은 교묘하고, 자신을 잘 모르는 곳에서는 좋은 사람처럼 굴어 보여주기 식의 믿음을 가졌고,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이라곤 끼치지 못한다며 비판했다.



<148쪽>


신실에게 수다쟁이를 멀리하라는 크리스천의 말들이 너무도 단호해서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여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크리스천이 자신의 의를 높이는 장면이 아니라 상징 소설로서 행함이 없는 믿음의 개념을 비판한 것이었다. 여담으로, 현대 교회에서 타인을 바라볼 때에 정죄와 분별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내가 타인을 정죄하는 것인지, 신앙인으로서 멀리해야 할 것들을 분별할 수 있는지 말이다.


이어서, 신실은 수다쟁이와 이야기를 통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12 그들의 발을 씻으신 후에 옷을 입으시고 다시 앉아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을 너희가 아느냐
13 너희가 나를 선생이라 또는 주라 하니 너희 말이 옳도다 내가 그러하다
14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15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
16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종이 주인보다 크지 못하고 보냄을 받은 자가 보낸 자보다 크지 못하나니
17 너희가 이것을 알고 행하면 복이 있으리라

요한복음 13장 12절~17절


......예수님은 행하는 자게에 복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중략>...
생각에만 머무는 지식이 있는가 하면,
믿음과 사랑의 은혜가 동반된 지식도 있지요.
말만 앞세우는 자들은 첫 번째 종류의 지식에 만족하지만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나로 하여금 깨닫게 하여 주소서'라고 기도합니다. <152쪽>


신실은, 마음속에 이루어지는 은혜의 역사 주변인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을 첫째는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그런 고백에 어울리는 거룩한 삶이라고 했다.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
로마서 10장 10절
오직 너희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4)생활하라 이는 내가 너희에게 가 보나 떠나 있으나 너희가 5)한마음으로 서서 한 뜻으로 복음의 신앙을 위하여 협력하는 것과
빌립보서 1장 27절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 중의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이를 행하며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
마태복음 5장 19절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나의 계명을 지키리라
요한복음 14장 15절


'당신의 삶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드러나고 있는지 묻는 겁니다', 수다쟁이를 향한 신실의 압박 질문은 읽는 내내 내가 받는 것과 같았다. 은혜 받은 말은 줄줄 읊을 수 있지만 그런 말과 다른 실제 생활은 주변 사람들을 실족하게 한다는 것이다. 방탕이나 술, 도박, 탐욕, 헛된 친구...... 이런 것들이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마치 내가 괜찮은 신앙인 정도로 스스로 높인 적은 없는지 돌아볼 수 있었다.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 이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
디모데후서 3장 5절


내가 분별하고 돌아설 용기를 가지려면, 내가 받은 은혜에 합당한 삶을 살아내야 할 것이다. 빛은 말없이 멀리 퍼져나간다.



- 크리스천은 신실이라는 믿음의 동역자를 만나 천성을 향하여 동행한다. 그들은 각각 마귀와의 대적과 세상의 유혹을 이기고 수다쟁이를 분별하여 돌아섰다. 수다쟁이에게 좀 더 부드러운 충고로 함께 끌고 가지 않았는가, 하는 질문이 따라오기도 했다. 작가는 '말만 번드르르한 신앙'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아주 세게 경고하고 싶었던 것 같다. 현대의 우리 눈에는 크리스천의 태도가 조금 차갑게 보일지 몰라도 천국으로 가는 좁은 길에서는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방해물이기에 확실하게 선을 긋는 분별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려 한 게 아닐까. (크리스천은 이전부터 수다쟁이의 실체를 잘 알고 있었다.)


결국, 믿음은 삶 속에서 나타나는 모습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묵직한 숙제를 또 던져주었다. 받은 은혜를 전하고, 그 은혜로 나타나는 삶은 주변 사람들을 빛나게 한다.


천국으로 가는 길은 고난의 연속이다. 왔던 길을 계속 돌아보면 멸망의 도시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보다 순례하는 여정 속에서 흔들렸던 자신을 향한 자책이 더 크게 밀려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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