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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 Jul 14. 2016

모든 것은 마음의 문제

'평생 돈에 구애받지 않는 법'을 읽고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나는 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까? 

나는 왜 진짜 갖고 싶은 것은 마음속 깊은 곳에 꽁꽁 묶어 숨겨놓고 그렇게 갖고 싶었던 것도 아니면서 단지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사다 나르는 걸까. 나는 왜 내가 번 돈으로 좋아하는 것을 사고,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죄책감을 느낄까? 그 죄책감에는 과연 근거가 있는 걸까?

딱히 시간을 내서 '돈'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던 나에게 이 책은 그럴 시간을 주었다. 돈에 끌려다니고 있던 나는 여기, 이쯤에서 잠깐 멈춰 설 수 있었다.
 




조금은 고가의 하지만 평소 엄청 갖고 싶었던, 좋아하는 물건을 사고 죄책감에 심장이 두근두근하던 기억. 진짜 갖고 싶은 것은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들여다보기만 하면서 질도 안 좋고 크게 갖고 싶었던 물건도 아니었던, 값이 싸다는 것에 만족하며 충동구매를 하고 후회하던 기억. 이성이 베푸는 맛있는 밥 한 끼 대접을 늘 미안하게만 생각하고 그 상황을 민망하게만 여겨서 어찌할 바를 몰라하던 기억. 정당하게 물건을 팔면서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돈을 받는 것,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을 어려워하던 모습.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래 왔던 나의 기억, 모습들이 떠올랐다. 내가 왜 그랬는지 이제 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마음 한구석 '멍'의 색깔이 조금씩 옅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달걀로 멍을 달래듯 내 마음의 멍을 달래준 것 같았달까. '돈'에 대한 얘기인 것 같지만 사실은 '우리가 왜 돈에 구애받게 되었을까?'에 대한 얘기였다. '우리가 왜 그런 마음을 갖게 되었을까? 에 대한 얘기였다. 



노력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게까지 돈을 벌지 않아도 됩니다. 성과를 그다지 내지 않아도 됩니다. 매출에 공헌하지 않아도 됩니다. 도움이 되지 않아도 됩니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당신은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도 충분히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점은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편안하게 있으면 불안해지는 마음,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젊은 청춘들은 좀 더 치열하고 고되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만 같은데 나는 왜 이렇게 나태한 걸까, 게으른 걸까, 이래도 되는 걸까. 내가 편안한 것이, 현재 풍족하다고 느끼는 것이 마치 나태하고 게으른 것처럼 느껴져 나도 모르게 나를 타박하고 채찍질하려고만 했었다. '좀 더 치열해야, 좀 더 힘들어야, 좀 더 노력해야 성공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는 건데 나는?'이라는 질문이 나 스스로를 기죽여왔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보니 말이다. 그렇게 움츠러든 나는 나에게 돈을 쓰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돈이 들어오는 것에, 누군가에게 대접을 받는 것에 당당하지 못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움츠러든 나에게 번쩍 정신이 들만한 충고를, 격려를 해줬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받을만하다고. 돈이든 애정이든 인정이든 그 무엇이든 노력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지 않아도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그러니 무서워하지 말라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돈이 없으면 큰일 난다 다시 말해,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탓에 늘 불안해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무조건 고돼야, 열심히 해야, 쉴 새 없이 움직여야 돈을 벌 수 있다고 나 스스로에게 세뇌시켰던 것 같다. 편하고, 신나고, 즐겁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사람은 돈을 벌 수 없다는 선입견에 갇혀 있었다. 그래서 지금 힘이 들지 않은 나는, 바쁘게 움직이지 않는 나는, 그래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고, 좀 더 움직여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마음이 불안해지고. 그 불안함이 돈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점차 돈에 구애받는 인생의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일단 멈췄다. 악순환의 시작점에서. 



돈은 일해서 받는 '대가'가 아니다



일단 나는 이쯤에서 그저 즐겁고 가벼워져 보자 마음먹었다. '돈'이라는 것이 무조건 열심히, 바쁘게, 힘들게 '일'을 해서 얻어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믿어보기로 했다. 무조건 열심히, 바쁘게 일하는 사람들의 대가라면 지금 가장 힘들게 일하고 있는 분들이 가장 부자여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둘러봐도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돈에 대해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돈 앞에서 좀 더 당당해지기로 했다. 받는 것도 쓰는 것도 즐거운 마음으로, 건강한 생각으로 대하고 그 선순환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내가 행복해지는 것을 무조건 '돈'과 연결 짓지 않을 때, 모든 선택을 '돈'에 의해 구애받지 않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궁금해진다. 



내가 쓰는 돈이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따지지 말자. 내가 '좋아하는 것', '기분이 행복해지는 것'에 쓰면 그뿐이다. 죄책감 없이 편한 마음으로 써라!



어떤 사람들은 이 책을 허무맹랑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할지도 모르겠다. 얼핏 보면 '일하지 말아라,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다 사라, 빚을 져서라도 풍족해져라, 돈을 아끼지 말아라, 나태해져라'라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나를 들여다보면서, 좀 더 생각하면서 읽으면 진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돈을 움켜쥐고 있으면서도, 이미 풍족할 수 있는 조건이 충분히 갖춰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사슬에 묶여 '풍족함'을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들, '돈'을 무서워하는 사람들, '돈'과 자신감을 결부시켜 생각하는 사람 등등 돈과 얽힌 악연을 끊어주는 역할을 이 책이 하고 있다. 

특히 나는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누군가의 친절에, 누군가의 베풂에  민망해하고, 불편해하고, 미안해하는 사람들에게 말이다. 당신은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기쁜 마음으로 당당하게 받고, 또 즐거운 마음으로 당당하게 베풀면서 살라고 말해주고 싶고,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이 책을 만나게 되어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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