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Inside Wisdom

<딥 워크>를 읽고

집중하는 삶

by Ann






민음사 이벤트 중 하나인 <밑줄 긋고 생각 잇기>에 참여해 <딥 워크> 다 읽었다. 5월 초에 시작했는데 어느새 마지막 과제다. 이번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긋고, 물론 나 같은 경우에는 밑줄이 아니라 북마크를 이용했지만, 그중에서 또 가장 와 닿는 혹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골라내고, 그것을 다시 한 번 타이핑하고, 간단하게 나의 생각을 덧붙이는 독서를 하다 보니 책 한 권이 온전히 나에게 흡수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것이 딥 워크의 효과일까? 아직 미미하긴 하지만.


나는 스마트폰 중독자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확실히 알았다. 진단하려 해본 적도 없는 나에게 이 책은 진단할 기회를 제공했다. 스마트폰 중독자, 남들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누구보다 심각한 스마트폰 중독자였다. 내가 스마트폰 중독자가 된 원인 중 SNS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의 일상을, 나의 하루를 천천히 돌아보았다. 나는 눈을 뜨자마자 무엇을 하지? 스마트폰을 본다. 시계를 확인하고 밤새 온 알람을 확인하고 인스타그램 어플을 연다. 인스타그램의 새 게시물을 다 보고 나면 인터넷 브라우저를 연다. 검색어를 확인하고 몇몇 눈에 띄는 기사를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날씨를 확인한다. 그리고 트위터를 연다. 관심이 가는 게시물 몇 개를 확인하고 다시 홈 화면으로 돌아간다. 블로그도 확인한다. 이웃이 많지 않아 새로운 게시글이 없어 금방 나온다. 그렇게 한참을 스마트폰의 세계에서 방황한 후 일어나서 욕실로 향한다. 어떨 땐 스마트폰을 욕실에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


출근할 때도 자주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다. 손이 모자라면 가방에 넣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 손에 들고 있다. 언제든 메시지를 확인할 준비가 되어있다. 출근하자마자 스마트폰에 충전기를 꽂는다. 일을 시작한다. 30분 정도 지나면 스마트폰을 켠다. 또 인스타그램을 들어간다. 인터넷은 열지 않는다. 이미 컴퓨터로 다 확인했으니까.


첫 번째 일을 마무리하고 잠시 멍하게 있는 시간 동안 나는 또 스마트폰을 켠다. 책을 읽다가도, 글을 쓰다가도 인스타그램의 세계, 인터넷 브라우저의 세계를 들락날락 거린다. 꽤 집중해야 하는 글을 쓸 때도 몇 번이고 스마트폰을 연다. 열면 그대로 닫을 수가 없다. 내 의지대로 되지를 않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중독인 것이다.



이렇게 돌아본 나의 하루는 나의 생활이란 것이 별로 없었다. 오프라인에서의 나의 생활보다 온라인에서의 타인의 삶이 더욱 나의 일상에 많이 들어와있는 것 같았다. 나의 삶, 나의 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 다른 사람들의 일에 더욱 집중하는 삶처럼 느껴졌다. 점점 나는 산만함이 습관이 되어갔다. 최근 들어 글 쓰는 것이 힘들어지고 두려워지고 좀처럼 집중할 수 없는, 집중하기 싫어지는 증상들이 스마트폰 중독 때문에 생긴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이 이제야 들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말이다.


물론 이전부터 스마트폰, SNS 등의 각종 부작용들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 얘기들이 나올 때마다 그저 '아, 나도 스마트폰 사용을 좀 줄여야겠다', 'SNS 보는 것을 좀 자제해야겠다' 정도의 다짐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그때 나를 제대로 진단하지 않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탓에 지금 슬럼프의 문턱에서야 아차! 하게 된 것이다.


나는 좋은 글을 쓰길 원하고, 좋은 책을 최대한 많이 읽기를 원하는 사람인만큼 집중력이 누구보다 필요하다. '딥 워크'가 필요한 사람이다. 좋은 글은 좋은 생각에서 나오는데 집중하지 못하면 결코 좋은 생각을, 깊은 생각을 끌어낼 수 없다. 게다가 누구나 읽기 편하게 글로 그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것은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어떤 책들은 머리를 식힐 겸 재미있게, 깊이 생각하지 않고 읽을 수 있지만 어떤 책들은 작가가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 질문하고 답해야 하는데 집중하지 못하면 그 어떤 이야기도 들을 수 없고, 질문을 할 수도 없고, 답도 얻어낼 수 없다.


읽고 쓰는 문제뿐만 아니라 인생 자체도 집중이 필요하다. 좋은 생각에 집중하고, 건강한 몸과 정신에 집중하고,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자 점점 내가 선택해야 하는 것과 버려야 할 것이 조금씩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시행착오를 많이 거쳐야겠지만......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나는 인터넷을 들여다보지 않았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지 않았다. 시계도 보지 않았다. 최대한 집중하려고 애썼다. 저자는 딥 워크에는 연습이, 수행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걸 해보는 거다. 점점 이 시간이 길어질 수 있도록. 그래서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좋은 생각, 깊은 생각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숙성될 수 있도록. 물론 아직 자기 전에, 아침에 눈 떠서 인스타그램부터 켜는 습관이 남아있지만 그때마다 나에게 말을 거는 존재가 생겼다. '너, 또 켰네?'


당연히 스마트폰과 SNS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것이 일인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문제가 된다. 스마트폰과 SNS 때문에 산만한 상태에 익숙해져버렸고 모든 것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매한 사람이 되어갔다. 스마트폰과 SNS 중독 때문에.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조금씩 바꿔갔다. 내가 사용하는 SNS들을 나름대로 정리했고, 어떻게 사용할지 계획도 세웠다. 물론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쉽게 해결될 일이라면 중독이 아니니까.


나의 삶을 좀 더 재미있게, 충만하게, 행복하게, 건강하게 살기 위해선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지 일을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딥 워크'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방법이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한 나침반이다. 이제부터 그런 삶을 아주 재미있고 자유롭게 한 번 살아볼 생각이다. 열심히 한 번 노력해 볼 생각이다.







내가 선택한 <딥 워크>의 밑줄

이 글에 따르면 단절된 삶에 적응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썼다. "첫 주말이 되자 조용한 일상의 리듬이 훨씬 덜 낯설어졌다. 새로운 것을 모르는 데 따른 스트레스도 많이 줄었고, 인터넷으로 존재의 증거를 일일이 공유하지 않아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는 낯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고, 인스타그램으로 알리지 않고도 음식을 즐겼으며, 자전거를 샀다. 그래서 "실험을 끝내는 날이 너무 빨리 왔다."라며 아쉬워했다.






ㅣ책 정보

딥 워크

오래 일하지 말고, 깊이 일하라! IT 기술의 발달로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지고 있다. 『딥 워크』는 이렇게 바뀌어가는 업무 환경 속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일에 몰입하는 법을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 칼 뉴포트는 MIT에서 인공지능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조지타운 대학에 재직 중인 전도유망한 컴퓨터공학자로 최신 디지털 기술이 일의 영역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논의해왔다. 그리고 그는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요소가 넘쳐 나는 현대 사회에 필요한 단 한 가지 스킬을 ‘딥 워크’를 해내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딥 워크’란 자신이 진정 원하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것에 몰두하는 능력을 뜻하는데 단순히 계획을 짜서 일을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운동선수들이 훈련 외에도 몸을 관리하는 것처럼, 딥 워크를 하기 위해서는 정신을 끊임없이 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단순히 의지를 다지는 정도를 넘어서 온전하게 집중하는 상태를 유지하는 환경과 습관을 개발하고 익히는 것이 핵심이다. 이 책은 신경과학 및 심리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딥 워크란 무엇인지, 우리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 설명하고, 빌 게이츠부터 조앤 롤링, 애덤 그랜트, 월터 아이작슨 등 위대한 업적을 쌓고 탁월한 성과를 올린 인물들의 사례를 들어 딥 워크를 중심으로 업무를 조직하는 구체적인 단계를 제시한다.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고 끊임없이 최신 기술이 업데이트되는 21세기 환경에서 이 책은 집중력으로 성공하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이 반드시 읽어야 할 지침서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37434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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