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Inside Wisdom

혼자 가는 영화관

by Ann



난 영화관엔 혼자 간다.



처음엔 어쩔 수 없이 지금은 내가 선택해서 영화관엔 혼자 간다. 어느 순간 나와 영화를 함께 봐줄 친구들이 사라졌다. 친구들과 나는 어른이 됐고 바빠졌다. 비슷한 패턴의 생활들은 각자의 패턴을 만들어가며 철로가 턱 하고 방향을 바꿔 갈라지듯 갈렸다.




시간을 좀처럼 맞추기 힘든 어른이 되고 좋아하는 영화들은 계속 나오고 기다릴 수는 없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영화를 혼자 보게 됐다.



지금은 영화는 혼자 봐야 제맛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됐다. 누군가와 함께 보는 것은 영화를 보는 행위라기보다는 그저 그 사람과 함께 하는 무언가다. 진짜 영화를 보려면 혼자여야 한다.




영화가 끝난 후 자연스럽게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에 대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서 영화 속 음악에 대해서 그 영화가 주는 느낌에 대해서 쉴 새 없이 떠들 수 있는 사람과 함께가 아니라면 누군가와 함께 볼 이유가 없다.(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난 그 사람이 정말 정말 정말 부럽긴 할 것 같다.)




특히 영화를 보고 난 후 좀 전에 자신이 무슨 일을 했냐는 듯 좀 전에 자신이 혹시 영화를 봤었냐는 듯 마치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나온 사람처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입을 다물고 있는 사람과는 더더욱 함께 볼 이유가 없다.




결국 나는 그냥 '나'와 영화를 함께 보기로 한 것이다. 시간도 나와 가장 잘 맞고 영화 취향도 가장 잘 맞고 영화가 끝난 후 잠드는 그 시간까지 그 영화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 말이다.




영화관은 결국 스스로와 대화를 하러 가는 곳이다. 나와 얘기하고 울고 웃으러 가는 곳이다.




데이트가 아닌 영화를 보려는 사람들에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