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Inside Wisdom

새로운 세계

영화 <블랙 팬서>를 보고

by Ann


movie_image35HWRF4E.jpg 출처 : 네이버 영화 <블랙 팬서>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코코>에 이어 나에겐 새롭고 신선한 세계였다. 히어로 영화에서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피부 색이 까만 히어로들이 게다가 멋진 여성들이 활약하는 세계.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나에게 멋졌다.


나에게 이 영화는 사실 주인공인 블랙 팬서 보다 세 명의 여성 캐릭터가 더욱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나키아, 오코예, 슈리. 사랑스러움, 카리스마, 지적임, 포용력 등등 모든 매력들을 각각 뿜어내는 그들의 멋진 모습을 보면서 이 영화는 다른 마블의 영화와는 조금 다른 위치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국적인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지금 <코코>나 <블랙 팬서>, <히든 피겨스>, <고스트 버스터즈 2016>, <모아나>와 같은 영화를 보고 자라는 아이들은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신데렐라, 백설공주와 같은 공주풍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나와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티비나 스크린에서 다양한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히어로와 히로인을 번갈아가면서 보고, 다양한 여성의 직업과 모습을 보면서 자란 아이들은 나와 조금 다르게 자라고 있지 않을까.


물론 한순간에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여전히 나의 조카들은 엘사가 되기를 원하고, 드레스를 입고 싶어 하고, 핑크색을 선호한다. 여전히 공주는 예쁜 드레스를 입고 있고, 여아들은 핑크색으로 치장되어 있다. 그것을 보고 나의 조카들이 따라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 접하던 나의 시대와는 다르니까. 그들은 원더우먼을 보고 코코를 보고 모아나를 보고 블랙 팬서를 볼테니까.


이번 영화를 보면서 내가 얼마나 흑인 남자 배우에게 매력을 느낄 기회가 없었는지 다시 한 번 느꼈다. 겟 아웃에 이어 블랙 팬서 역할을 맡은 채드윅 보스만의 매력에 빠졌다.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마이클 B. 조던에게 입덕했다던데 나는 조금 더 지적인 느낌의 채드윅 보스만이 더 좋았다. 사실 둘 다 멋졌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의 매력에 허우적대면서 아, 왜 미처 알지 못 했을까 싶었다. 만들어주지 않았으니까. 그들의 매력을 보고, 느끼고 알아챌 기회를.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와칸다의 모습을 커다란 스크린에서 보았다면 더욱 이 영화의 매력에 빠졌을 텐데. 광활한 자연, 와칸다의 전통 의상 및 각종 미술품들, 전통 의식 같은 것들을 더 큰 화면과 웅장한 소리로 접했다면 정말 멋졌을 텐데. 그나마 이번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를 통해 살짝 맛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아쉬웠던 것 중의 하나는 한국의 부산에서 펼쳐지는 장면. 극중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한 아줌마가 등장하는데 그녀의 사투리 연기가 너무 이상한 것이다. 한국 사람이 말하는데 한국 사람인 내가 왜 알아듣지 못하는가. 알고 보니 한국 사람이 아니었다. 한국 관객들은 아마 이 부분에서 갑자기 영화에서 쫓겨난 것 같은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순간적으로 몰입이 깨지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블랙 팬서 2>가 제작된다고 한다. 너무 반가운 소식이다.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보물이 가득한 영화다. 캐릭터만 해도 끝이 없을 것처럼 보인다. 어떤 이야기를 다룰지, 또 어떻게 다룰지 그 어떤 마블 시리즈보다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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