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난 책을 이 세상에 내놓지 못했다. 그리고 글 쓰는 것이 전보다 더 힘들어졌다.
더는 이 책을 쓰고 싶지 않아요. 내 머리와 가슴이 도통 원치 않는단 말이에요. 물론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지 비커스태프'는 나에게 소중하지만, 이 필명으로 다른 글을 쓸 마음은 없어요. 더는 속 편한 기고가로 알려지고 싶지 않다고요.
-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중에서 -
내 마음을 흔드는, 진짜 원하는 이야기가 뭔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저 내 생각, 취향을 과시하는 글과 책은 쓰고 싶지 않다. '나 이런 사람이야.' , '난 이런 생각까지 하는 사람이야.', '나 좀 멋지지? 하는 글...
진하면서도 담담한 그런 글을 쓰고 싶고 그런 글이 써지면 그때 그 글들이 책이 되길 바란다. 이 글도 혹시 내가 조금이라도 허세를 부리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한다. 솔직해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