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n Feb 14. 2021

클럽하우스 시작


클럽하우스를 시작한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다.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 ‘그들만의 리그다’와 재미있어서 며칠 밤을 새웠다는 반응. 클럽하우스를 경험한 사람들은 아마도 두 가지 감정을 다 느꼈을 것이다.

현재 나에게 클럽하우스는 잡지 역할을 한다. 책과 관련된 방은 모두 들어가 들어본다. 내게 유익한 건 오래 듣기도 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오갈 땐 슬쩍 나와 다른 방을 찾는다. 가끔은 내 이야기를 하고 싶게 만드는 방을 만나기도 한다. 그럴 땐 손에 땀을 쥐며 손을 흔들어보기도 했다. 그 결과 내가 평소 만나 이야기 나누기 힘든 사람들과 소통할 기회를 얻기도 했다. 무척 설레는 경험이었다.

다른 SNS의 권력자(?)들이 이곳에서도 같은 지점을 차지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들의 기획력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들은 어디를 가도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 그들에겐 그런 용기가 내재해 있다. 많은 실패와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용기일 것이다. 그들이 가진 수많은 팔로워도 그 용기의 원천 중 하나일 것이고.

지혜의서재가 그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았다. 나를 초대해준 이가 나에게 잘 어울릴 만한 장소라고 이야기해줬는데 그 말을 다른 이들에게도 꽤 많이 들었다. 아마도 내가 진행하고 있는 책 낭독 팟캐스트 방송 때문일 것이다. 나도 처음엔 그곳에서도 책을 소개하고 낭독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클럽하우스는 팟캐스트 방송처럼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곳이 아니었다. 쌍방이어야 매력이 있는 매체였다. 일명 모더레이터(사회자)가 되어 진행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 혼자 책을 낭독하는 것은 팟캐스트와 전혀 다를 게 없기 때문에 클럽하우스 안에서는 매력 있는 콘텐츠가 될 것 같지는 않다.

굳이 매력적인 콘텐츠를 해야겠다는 욕심을 버린다면 실제 잠 못 드는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싶은 생각은 있다. 방송을 듣는 게 아닌 실제 누군가와 통화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잠드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어디까지나 생각뿐이다. 여전히 무엇을 하기 전에 좀처럼 생기지 않는 용기를 구하러 다녀야 하는 사람이라...

어떤 매체든 본인이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그것에 나를 비춰볼 필요는 없다. 그것은 ‘나’가 아니다. 나에게 필요할 수도,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쓰고 싶은 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