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녹음을 마쳤다. <잠 못 이룬 그대에게> 136번째 에피소드 녹음이었다. 녹음 시작할 때마다 몇 번째인지 말하는데 그때마다 살짝 놀라곤 한다. 내가 아직까지 이걸 하고 있다니. 조금 대견한걸.
이쯤 되니 감흥이 전과 같지 않다. 댓글도 전처럼 올라오지 않고 구독자 수의 증가도 더디다. 누군가 듣고 있긴 한 걸까? 하는 의심마저 들 때가 많다. 그럼에도 아직도 하고 있는 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그냥' 하자는 마음 덕분이다. 내 목표는 호호 할머니가 되어서도 이 방송을 진행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묻고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그냥 해야 하는 거다.
오늘은 진고로호 작가의 <미물 일기>를 소개하고 낭독했다.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나름 브런치에 오래 글을 써 온 사람으로서 종종 브런치북에 당선되어 출판하는 작가들을 보면 부럽다. 그들의 기획력이 부럽고 꾸준함이 성실함이 부럽다. 나도 한때는 브런치에 글을 쓰며 출판하는 꿈도 꿨다. 하지만 포기한 지 오래됐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더라.
출판할 자신은 없으니 또 '그냥 무조건' 계속 써보기로 한다. 목표는 무조건 오래 쓰는 것. 다른 건 모르겠고 오래 붙들고 가는 건 자신 있다. 무리하지 않고 오래 하는 게 내 특기니까. 그걸 믿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