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를 샀다.
나 어릴 적 컴퓨터와 키보드 색깔은 모두 회색이었는데
내가 산 키보드는 일부러 그때 느낌을 내어 디자인 한 레트로 키보드다.
키보드가 몇 개 더 있다.
그런데도 키보드를 산 이유는 구차하다.
이 키보드의 키감이 그렇게 좋다는데
그럼 내가 글쓰는 걸 더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보글보글보글.
어딘가 담겨 있는 조약돌들을 손으로 버무려
서로 섞이며 구르며 부딪치는 소리가 난다.
보글보글보글.
이 글도 그 키보드로 쓰고 있다.
이 글은 키보드를 두드리고 싶어서
보글보글 소리가 듣고 싶어서 쓴 글이다.
보글보글보글.
(계속 두드리고 싶어 괜히 몇 자 더 적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