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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Nov 30. 2021

내가 맡은 이 일은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11월을 2시간 남기고 급히 쓰는 11월의 일기.


11월에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이 일들이 다 어디서 왔을까… 하는 생각.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이 어디서 왔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물론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서.


거의 2년 전이 되어 가는 작년 1월, 처음 프리랜서로 발을 내디뎠을 때 정말 막막했다. 졸업 시험을 한 번에 통과했다는 기쁨도 잠시, 졸업은 했는데 일은 누가 주나 매일 걱정이었다. 코로나가 아니었어도 그랬을 것 같다. “나 통번역사예요”라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어디에 해야 할지도 모르겠던 때.


무작정 포털사이트에 검색되는 통번역 회사에 이력서를 보냈다. 열 군데 보내면 답이 오는 곳은 한두 곳 정도? 그것도 적당한 일이 있으면 연락을 드리겠다는 막연한 답장이었다. 인하우스 생각도 했고, 잘 다니던 직장 관두고 입시를 시작한 것 자체가 후회될 때도 있었다.


전에 선배들의 경험담을 들었을 때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에 대부분 붙는 말이 “아는 사람을 통해” 아니면 “운 좋게도”였다. 앞길이 막막한 졸업생에게는 너무 허무한 대답 같은 것이었다. 결국 확실한 방법이 없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도 실제로 만난 적 없지만 같은 분야에 있는 듯한 사람들과 인스타 팔로우도 해보고, 무작정 인맥을 늘리려고 인위적으로 노력하기도 했다.


이런 방법이 적성에 맞는 외향적인 사람이라면 괜찮겠지만, 안타깝게도 나 같이 내향적인 사람에게는 몹시 스트레스였다. 결국 얼마 안 가 무의미한 관계를 모두 정리했다. 다시 말해 무작정 맺은 인스타 팔로우 관계는 모두 끊었다(아무 이유 없이 내가 먼저 팔로우 해놓고 끊는 것도 내가 먼저 해 아주 죄송하기도… 악의는 없습니다 ㅎㅎ).


11월의 할 일들을 어제 모두 마치고 오늘 하루 휴식을 취하면서 생각했다. 모든 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아는 사람 통해 일이 생긴다고 해서 억지로 인간관계를 늘릴 필요는 없다. 아니, 그래 봤자 소용이 없다. 아무리 좁은 인간관계라도 정말 내게 올 일이라면 그 몇 안 되는 사람에게서도 일을 받게 된다. 그러려면 일단 내 스스로 내 일에 진심이어야 한다. 잠시 일이 없다고 포기하거나 내팽개치는 게 아니라, 언제나 우선순위에 두고 언젠가 내게 맡겨질 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적었네.


결국 버티는 사람이 이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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