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by 가면토끼



처음에는,

그저 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


바라보고 바라보니

어느 날은 네가 '날 한 번만 바라봐주길' 간절하게 하늘에 바라고 있더라고.


마침내 너와 눈길이 마주치자

그 찰나의 순간,

너의 곁에 머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


머물기 위해서

네가 좋아하는 것을 따라 좋아하고,

네가 즐겨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네가 필요할 때 언제든 가장 먼저 달려갔지.


너와 나의 거리만큼 서먹했던 서로의 시간은
우리로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가는 만큼 사랑 또한 커져만 갔지.


만개하여 가볍게 살랑이는 춤사위와

군락을 이뤄 뿜어내는 매혹적인 향기에

취해버린 사람은 누구도 막을 수 없어.


낙하하는 비행에 끝이 없는 듯 이어지는 환영들,

이토록 행복해도 되는 걸까 싶은 나날들.


흔들리는 초점,

비틀거리는 걸음,

사랑에 취해 너라는 꽃봉오리가 내게 활짝 피우기까지 망각해 가는 시간들이 이어지고.


눈빛도

행복도

사랑도

너라는 존재마저도 당연해진 그때,
꽃잎이 떨어졌다.


꺾어버린 바람에,

꺾여버린 마음에.


마지막으로,
'만약'이란 말로 다시 한번 취할 수 있다면

난 그저 널 바라보기만 할 테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