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할게 하나 있어요.
나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많이요.
어느 열병에 눈이 멀어 그만 바보가 되었습니다.
피할 수 없는 비, 그리고 터무니없는 주고받은 많은 대화들.
당신은 방법을 묻고 나는 결론을 물었죠.
횡단보도 앞에서 앞만 보고 걷는 당신의 뒷모습이 말해주네요.
뒤돌아보지 않을 거라고.
요란하게 깜빡거리는 신호등은 수많은 인파들의 걸음을 재촉하고,
당신도 함께 별처럼 아득히 멀어지네요.
고백할게 하나 있어요.
나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많이요.
당신의 사랑에 눈이 멀어 그만 바보가 되었습니다.
당신은 end를 말하고 나는 and를 말했죠.
돌아서며 안녕을 말하는 당신은 웃고 있는 듯 보였어요.
우두커니 서서 안녕을 말하는 나는...
당신을 향한 모난 미움을 마음에 걸어두고 눈물만 글썽거려요.
어리석어 쓰디쓴 이별의 맛을 기억하지 못하고,
바보라서 사무친 아픔이 무엇인지 모르면 좋겠어요.
도시를 부유하는 슬픔의 냄새들이 애석하고,
거리마다 떠도는 아련한 소리들이 애통하네요.
우리의 그린아워가 지고 있어요.
* 그린아워: 프랑스에서 늦은 오후 삶의 풍경을 구경하고자 좋은 자리를 찾아 카페를 찾는 시간으로 사랑의 시간을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