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BACK.

by 가면토끼



어깨동무하던 우리가

깍지낀 손을 가볍게 흔들며 걷고,


마주 앉던 우리가

서로의 옆자리에서 어깨를 빌려 기대고,


최근 연락엔

언제나 서로가 포근히 자리하고 있어.



우정이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는 거라면
사랑은 서로의 시간을 가져가는 거야.


네 안에 내가 있으니까.
내 안에 네가 있으니까.


참 이상하지?


소중하고 소중해서 안에 꽁꽁 넣어두었을 뿐인데
안에 있는 사랑을 부르지 않으면

어느새 이름을 잊어버리더라.

깍지 낀 손이 서로를 결박했기에

영원히 사랑할 줄 알았는데,

내 앞에 있는 넌 영원처럼 굴더라고.


종종 그런 질문들을 네게 했지.
사랑이야? 우정이야?
나야? 친구들이야?

당연한 걸 질문한다는 듯이 웃으며 네 품속으로

날 데려가자 일단락되었던 순간들.


당연한 걸 몰랐단 듯이

뒤돌아서며 내게서 멀어지는 순간.

'사랑해'라는 바다에 빠져 허우적 대던 시간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이별이란 뻘에 빠져 허우적 대고 있다니.

사랑은 사람을 다정하게 만들지만,
그 다정함은 단단했던 사랑을 물러지게 한다.


내가 널 사랑했던 강도는 단단했을지라도
네가 날 사랑했던 강도는 내 사랑이 채워지며

물러졌나 보다.

내가 있을 자리는 하얗게 지워지고,
사랑이 떠나가니 친구라는 이름도 주인을 잃었어


넌 네가 있을 자리로 돌아간 거겠지.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