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 부부의 취미생활
2018년 마지막 12월의 시작
사람에 치여 일에 시달리다 보면
잠시 일상에서 벗어날 곳이 필요하다
그렇게 그와 함께 하게 된 낚시
특히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빙어 낚시는
낚시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다
우리가 올해 마지막이자 첫 빙어낚시를
위해 떠난 곳은 춘천에 있는 '지촌리'
올해 초 너무 추워서 3마리 정도만 잡았던
빙어낚시의 씁쓸함을 안겨준 곳이다
리벤지 겸 스트레스도 풀 겸
그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떠나게 되었다
부천에서 지촌리까지는 대략 160킬로미터
자동차로 이동하면 두 시간 정도 소요된다
빙어낚시로 인기 있는 곳이라서
서두르지 않으면 좋은 자리에서 하기
힘들기 때문에 새벽 동트지 않은
시간에 출발해 이른 아침에 도착했다
나름 괜찮은 자리에 텐트를 치고
그가 열심히 만든 바닥재도 깔아놓고
본격적으로 빙어 낚시할 준비를 했다
두텁게 얼은 얼음에 지름 10센티 정도의
작은 원을 뚫어서 미끼를 끼우고 챔질을
몇 번 해주다 보면 깜찍한 입질이 오기 시작한다
빙어를 잡기 위한 채비는
이렇게 하나 둘 점점 갖춰가고 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 기포 장치
최대한 빙어를 오래 살려두고 신선함을
유지하는 장치이지만 잡힌 아이들이
고통스럽지 않도록 산소를 공급해주는
잡은 것에 대한 미안함의 의미도 담겨있다
빙어 낚시는 피딩 타임이 있어서
때를 놓치면 한참 뜸하다가 다시 왕성히
잡히는 특징이 있으니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잡을 준비를 해야 한다
미리 준비한 전동릴과 초릿대를 연결하고
낚싯바늘에 빙어를 유인할 미끼를 끼우고
이렇게 순서대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서
낚시를 해야만 제대로 시작할 수 있다
핸드메이드 빙어 전용 낚싯대로
빙어들의 깜찍한 입질을 손끝으로 느끼고
낚는 즐거운 기분을 만끽해본다
톡, 톡, 톡-
빙어의 입질은 꺽지나 베스 붕어 보단
약하지만 아기자기하면서 기특한 면이 있다
살아있음을 알려주는 톡톡 잡아당기는 힘
차디찬 얼음물 속에서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호기심 많은 빙어의 움직임이 느껴지면
챔질(바늘에 걸리도록 움직여주는 것)을 해준다
낚싯줄에 두 마리가 올라오기도 하고
세 마리가 연달아 낚이기도 하고
춥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즐겁다
열심히 낚은 자, 라면을 즐기리라
허기를 달래주는 라면의 뜨끈한 국물
면이 퍼져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야외에서 즐기는 라면이 맛있는 이유는
남들 눈치, 시선을 생각하지 않고
사랑하는 남편과 온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라면 타임이 끝나고 처음 왔을 때처럼
주변을 깨끗하게 치워 두고 떠나는 것은
진정한 즐빙 낚시의 법칙이다
그리고 하나 더,
잡은 만큼만 가져가고 더 욕심내지 않는 것
욕심을 채우고 싶어 지기도 하지만
즐빙을 위해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한다
낚시의 기본은 잡을 때는 신나게
놔줄 때는 신속히가 정답이다
라면은 국물까지 마셔주고
발우공양을 하듯 깨끗하게 먹었다
누군가가 버리고 간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지정된 곳에 분리해 버려 주고 나서야
우리의 지촌리 조행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물론, 조행기의 끝은 도리뱅뱅을
만들어 먹는 것이라고 했다
집에 돌아와 그와 함께 빙어 손질을
마치고 매콤한 양념에 즐길 수 있는
도리뱅뱅으로 첫 빙어낚시를 장식했다
남편과 같은 취미를 갖고 함께
준비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낚시를 하면서 나누는 마음이 곱절로
커지는 기적을 몸소 느끼며
다가오는 주말을 기다려본다
낚시는 당신과 나, 우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는 시간.
우리가 사랑하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