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 위에 무력하던 몸
오늘의 연극,
용산, 거기 옥상에서, 처참했던 그날과
그다음 날과 오늘의 이야기,
아주 소박하지만 묵직하게, 젊은 악사 한 사람은 연신 심장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산 자들의 왼쪽 가슴과 어쩌면 정수리를 후려치고 있었습니다. 어제 죽은 이들을 대신해 오늘밤도 그렇게 울부짖고 있는 듯했습니다.
딱 오늘처럼 추웠던 그날의 어두운 허공 위에 무력하던 몸, 부러지던 관절과 영혼을 온통 찢어발기면서 그렇게 무참하게 일어나던 불길이 다시금 텅 빈 무대 위에서 까맣게, 까맣게 잊고 있었던 질문을 다시 까맣게 태우고 있었습니다.
달랑 의자 하나,
무대 위에는 의자 하나만 덩그러니 놓였는데, 거기 그 자리 텅 비어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아닌 불편함이 가득 덮쳐왔습니다. 음악과 연극이 서로를 다 먹어치우지 않았고 이미 알고 있던 노랫말인데도 누군가의 마지막 건네던 목소리처럼 낯설고 아프게 가슴을 파고들었습니다.
연극의 놀이성와 음악의 정체, 연극의 영혼이 음악의 뼈마디와 잘 어울리는 한 편의 굿판!
쓰고 연출하신 이수인 연출님과 그 마음에 동참하신 매력적인 배우님들의 노래굿! 말굿!
힘차게 박수를 보냅니다.
제작진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장막을걷어라
#우리가달려가서꼭봐야할연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