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전서림 가는 길

숲으로 난 작은 길로 접어드는 이 기쁨


어딘가에 얼룩말도 몇 마리쯤, 기린도 있지만 사자는 말고 사슴도 몇 있겠지, 도시 한가운데이면서 도시에서 용케 벗어날 줄 아는 곳, 거기 그 길은 분명 <조용한 말들의 숲>으로 이어지겠지, 꼬마적에 처음 가던 동물원을 지나서 수목원으로 도착하던 그 시절 그 발자국을 닮았을 거라고 상상했습니다. 첫날은 내 운동화처럼 낡은 자동차를 타고 그 숲 앞에 도착해 놓고도 나는 소전서림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느라고 스무 번 정도를 두리번거렸고, 오늘 두 번째 소전서림 그 숲으로 가야 하는 날인데 아버지를 떠나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생생하게 서글픈 내 노래를 살살 닦아내며 조몰락거리는 중에 오늘은 한번 지하철을 타고 가보아야겠다는 생각은 왜 들었는지, 여긴가 하고 내렸더니 무려 2킬로나 걸어야 했습니다. 맞아요 어린 시절엔 거기 가려면 무척 멀었어요. 당연해요. 처음 만나는 사람은 아직 먼 사람이듯이 낯선 풍경은 늘 멀리서 빛이 나는데 두 번이나 가놓고도 너무 낯설고 빛나는 숲이에요. 잘 모르는 숲 속 큰 나무들처럼 얌전하게 인수분해되는 여기 소전서림, 책들은 저마다 오래 간직한 빛을 쏟아내며 웃고 있는 곳, 뭘 공부하러 갔는데 공간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공부가 시작되는 소전서림, 감사해요. 한 사람 한 사람 이 시처럼 아름다운 시간이란 문장에서는 울컥하였답니다. 평온한 이 밤 편히 쉬시고 다음에 우리 다시 그 숲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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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