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쓰는 연습, 기억 연습

운동화


앞코가 참 딱딱했어요. 새 운동화는 늘 그렇게 당당했는데 어느 날 마음 시무룩해져서 쭈그려 앉았을 때, 고개 숙여보니까 내 운동화 앞코가 잔뜩 눌려있었어요. 누군가에게, 어디선가, 나도 모르게 잔뜩 밟혔어요. 내 얼굴이, 내 마음이 꼭 그렇게 운동화 앞코 같았어요. 새 운동화 신고 집밖으로 나가면 누가 내 신발을 밟을까봐 무서웠던 기억이 떠오르는 바로 오늘, 문득 동생이 건네는 선물을 펼쳐보니까 새 운동화였어요. 난생처음 동생에게 받은 신발 선물, 갈고리 그림표 운동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했어요. 특별한 날도 아닌데 왜일까? 지나치게 화려한 색깔이 부담스러웠어요. 신발가게로 다시 달려가서 온통 검은색으로 바꿨어요. 마음 속에서 무언가 차라락 가라앉았어요. 오늘의 날씨는 너무 화창합니다. 새 신발 신고 걷는 마로니에 공원은 전혀 시무룩하지 않았어요. 오늘도 열심히, 잘 지내야겠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힘이 생겨났어요. 신발을 쳐다볼 때 마다요. 참 딱딱한 앞코가요. 오월의 나무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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