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 Zimmer
https://www.youtube.com/watch?v=MU3EOO4fWQo&pp=ygUUcy50LmEueS4gaGFucyB6aW1tZXI%3D
2024년은 크리스토퍼 놀란이 드디어 오스카 수상 감독으로 거듭난 해이자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인터스텔라>가 개봉 1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놀란 감독은 <테넷>을 2월 마지막 주 동안 특별 사양으로 재개봉하기도 했는데, 올해로 열 살이 된 <인터스텔라> 입장에서는 뜬금없이 테넷을 재개봉했다는 점에서 다소 서운했을 듯 싶다.
<오펜하이머> 감독상, 작품상을 받은 놀란과 함께 남우주연상으로 오스카 수상자가 된 킬리언 머피에게 상을 안겨 준 시상자 중 한 명이 바로 <인터스텔라>의 남자 주인공 배우인 매튜 매커너히였다는 점도 재미있다. 게다가 매커너히가 연기한 배역 "쿠퍼"의 딸 이름이 "머피" 였던 것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ㅎㅎ;)
<인터스텔라>는 쿠퍼가 'STAY'라는 메시지를 모스 부호로 전달하는 장면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진짜로 그가 머피 곁에 남았다면 ('Stay' - '거기 남아라') 극적인 해피엔딩은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 장면은 과거에 대한 후회를 절절하게 보여주는 것 이상의 메타적인 의미를 가지고도 볼 수 있는데, 아마도 그 의미는 과거에 대한 후회가 미래를 향한 도전을 가로막게 두지 말라는 것이 아닐까.
고차원 공간에서의 쿠퍼는 이미 모스 부호로 'STAY'라는 메시지를 보내면 머피가 그것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장면 속 쿠퍼 입장에서는 그것이 이미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타스가 가지고 돌아온 블랙홀 너머의 데이터를 모스 부호로 머피에게 전달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었다. 말 그대로 과거의 후회가 미래의 성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니 영화의 카피라이트로 유명한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는 사실 '우리는 답을 찾아낼 때까지 실패를 거듭할 것이다' 라는 뜻이고 또한 '우리는 길을 찾아낼 때까지 도전할 것이다' 이다. 그 이외의 방법은 없다. 원하는 것이 소중한 딸의 삶을 지키는 것이든, 지구를 구하는 것이든, 배트에 맞은 야구공이 먼지 구름이 아닌 파란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는 것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든 상관없이, 우리는 때로 웜홀 혹은 블랙홀 속으로 몸을 던질 각오를 하고서라도 계속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이상이 3월 14일 파이 데이이자 아인슈타인의 생일을 맞아 <인터스텔라>를 보고 쓴 감상문이다. 벌써 몇 번째로 보는건지 모르겠지만 언제나처럼 길게 느껴졌고 좋은 음악으로 가득했고 재밌었다. 대전에서는 아인슈타인 박사 생일 카페도 열렸었다던데, 거기도 갈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