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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핀휠 Oct 07. 2022

휠체어를 타고 친구와 떠난 첫 여행지, 경주

여름휴가 가즈아 영광의 우승작


[여름휴가 가즈아] : 핀휠의 비정기 프로그램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대학생이 2인 1팀을 구성하여 여행을 떠납니다. 잘 놀고 오면 1팀 당 10만원을 줍니다. 제일 잘 놀고 온 팀은 아이패드까지 줍니다. (사장님이 미쳤어요)


안녕하세요, 핀휠의 기획 마케팅 매니저 대드리입니다. 

오늘은 아이패드를 타간 영광의 수상작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심사기준의 70%는 '가장 재밌게 놀았는가'였습니다.  


아래는 수기 전문입니다.


팀원: 위유진, 조혜성
여행지: 경주
여행일: 2022. 08. 21

 저희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대학생으로, 어느 지역을 여행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여행지 선정에는 몇 가지 나름의 기준을 세워 적용해 보았습니다.

첫째, 휠체어를 타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통편이 마련되어 있는 곳
둘째, 배리어프리 여행 정보를 어느 정도 수집할 수 있는 곳
셋째, 예쁜 볼거리가 많은 즐거운 곳

 이 세 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것으로 판단한 곳은 ‘경주’였습니다. 경주에는 기차역이 있어, 비행기나 고속 버스 등 다른 교통 수단과 비교했을 때 가장 휠체어 접근성이 좋은 교통편인 기차로 갈 수 있었고, 인터넷을 통해 배리어프리한 관광지의 정보를 적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아름다운 풍경과 아기자기한 길 등 볼거리가 많아, 사진 찍기와 영상 만들기라는 저희 각각의 취미생활을 즐길 수도 있는 최고의 여행지였습니다.

 경주 안에서 어느 관광지를 갈지 사전 조사를 할 때, 저희는 ‘모아스토리’라는 무장애 관광 콘텐츠 제작 기업에서 올려 주신 정보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모아스토리의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를 통해, 경주 내 여러 관광지들의 장애 접근성, 휠체어로 다니기 편리한 경로, 장애인 화장실 유무, 배리어프리하고 맛있는 카페 등 여행에 필요한 무장애 관광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8월 21일 일요일 아침, 저희의 여행은 순조롭게 시작되었습니다. 약간의 비 소식이 있어 걱정했던 마음이 무색하게 여행길에는 파란 하늘과 화창한 날씨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맑은 날씨에 더욱 부푼 기대감을 안고 처음으로 향한 곳은 ‘대릉원’입니다. 대릉원은 커다란 능과 파릇파릇한 나무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대릉원에서 유명한 목련 포토존에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나무가 울창하게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로 나 있는 길을 거닐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습니다.

 대릉원은 배수관이 파여 있는 부분과 경사로가 아직 설치되지 않은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휠체어를 이용해서 다니기 좋은 관광지였습니다. 전반적으로 길도 평탄하고 장애인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어,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황리단길’입니다. 황리단길은 아기자기하고 예쁜 가게들과 맛있는 먹거리들이 모여 있는 활기찬 곳이었습니다. 여행길에 들뜬 사람들로 가득해, 사람들 틈에 섞여 거리를 구경하는 저희들도 더 기분 좋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황리단길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휠체어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황리단길에는 식당, 카페, 소품샵 등 다양한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대부분의 가게의 출입구에 턱이 있어 휠체어의 진입이 불가능했습니다. 들어가서 내부를 구경해 보고 싶은 가게가 몇 군데 있었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다행히, 모아스토리에서 올려 주신 휠체어 출입 가능 카페 정보 덕분에, 오래 헤매지 않고 한 카페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카페 이름은 ‘Little Forest’로, 내부가 예쁘고, 음료와 케이크도 맛있고, 직원 분들도 친절하신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인기가 많았는지, 안에는 이미 손님이 많아서 휠체어가 자리 잡기 편한 곳은 이미 다른 손님께서 사용하고 계셨고, 저희는 어디에 앉아야 할지 고민하였습니다. 그때, 한 분이 저희를 보시더니 그 분께서 앉아 계시던 휠체어가 들어가기 편한 자리를 양보해 주셨습니다. 저희는 시민 분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편히 자리 잡고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었습니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 후 저희는 황리단길을 더 구경했습니다. ‘배리삼릉공원’이라는 소품샵에 가 보았는데, 이곳의 입구에는 경사로가 마련되어 있었으나, 경사가 급해 난감해 하던 중, 지나가시던 분께서 도움을 주신 덕분에 무사히 가게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도움의 손길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황리단길에는 셀프 포토 부스가 있었는데, 입구에 높이가 조금 높은 턱이 있었습니다. 사진 남기기를 좋아하는 저희는 어떻게든 이곳에서 사진을 남기고 싶어 들어가려고 했으나, 턱이 높아 어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지나가시던 분께서 곤란해 하는 저희를 보고 휠체어가 턱을 올라갈 수 있게 도와 주셨고, 그 덕분에 예쁜 사진과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는 경주의 꽃 ‘첨성대’에 가 보았습니다. 첨성대 주변은 포장길이 아닌 흙길이었지만, 고르고 평평하게 정리되어 있어 휠체어를 타고 다니기에 좋았습니다. 아담하지만 오랜 역사를 품은 첨성대를 보고, 저희는 근처에 있는 꽃단지로 향했습니다. 해가 질 무렵이라 노을 진 꽃밭의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고, 그 모습이 여행을 다녀온 후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습니다. 꽃밭에서 나오던 중, 저희는 운 좋게도 여왕 행차를 재현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노을을 배경으로 여왕님이 웃으며 행차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뒤를 따라가는 모습은 기품이 흐르는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우연히 마주친 이 장면은 저희 여행을 필름영화 속 한 컷같이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렇게 저희의 경주 여행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친구로 지내 온 시간 동안 처음으로 서울이 아닌 곳을 둘이서 여행한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여행 중 어려움이 있던 순간에도 주위에서 도움을 주신 덕분에 잘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저희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고, 나아가 앞으로의 저희의 친구 관계에 있어서도 두고두고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여행하면서 받은 따뜻한 마음도 잊지 않고 주위에 베풀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시고 용기를 주신 핀휠께 감사드리며 수기문을 마칩니다.


대릉원 포토존 앞에서


셀프 포토 부스에서



첨성대 근처 꽃단지에서





1등을 선정해주신 외부 심사위원분들은 이렇게 평했습니다.


[여름휴가 가즈아] 프로그램의 취지에 가장 잘 맞게 놀다 온 팀이다.

정말 즐겁고 신나게 여행을 하고 온 게 영상에서 보인다.

영상에서 보이는 해맑은 웃음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수기문 뿐만 아니라 미소가 절로 나오는 영상을 남겨 주신 '위유진&조혜성'팀에게 우승을 드립니다.


https://youtu.be/-n_H8_RFCUI

여름휴가 가즈아 대상 수상작_경주에 다녀온 위유진&조혜성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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