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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핀즐 Sep 11. 2019

Attraction

핀즐 issue N°2 - 1


뱅상 마에의 작품은 처음부터 우리의 눈길을 끌었다. 보색 대비가 돋보이는 다채로운 컬러와 질감, 만화풍의 외곽선 묘사와 풍부한 표정의 인물에서 일견 뫼비우스(장 지로드)의 화풍이 떠오른다. 뫼비우스의 철자를 몇 차례 틀려가면서 구글링 하자 비교 대상으로 떠올린 그림이 꽤 찾아진다. 두 아티스트의 작품을 함께 두고 보니 제법 큰 맥락의 차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표현 방식에서 유사한 점이 있지만, 전체적인 작품의 뉘앙스나 묘사의 방향은 사뭇 다르다. 


작가의 프로필 이미지엔 나이가 꽤 들어 보이는(아마도 수염 때문인 듯하다) 남자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작품의 완숙함을 볼 때, 꽤나 오랜 시간 자신의 화풍을 고수해온 작가일 거란 예상을 해본다. 





뱅상 마에와 친구들의 스튜디오


Artist in Paris


그를 만나는 일은 정말 쉽지 않았다. 물론 파리는 서울에서 굉장히 먼 곳이지만, 단지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뱅상 마에는 전 세계에서 작업 요청이 끊이지 않는 프로페셔널 일러스트레이터. 치열하게 작업에 매진하고, 평소에도 본인의 스케치 테크닉을 연마하는데 게으르지 않은, 모든 일에 열심을 쏟는 삶의 방식을 지닌 아티스트이다. 심지어 그와 스케줄을 조율하기 위해 주고받은 이메일의 행간에서도 그의 숨 가쁨을 느낄 정도였다.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준 덕분에 반짝이는 푸른 눈의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었다. 그의 눈동자는 우리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했고, 한 발 다가서며 악수를 청한 손끝엔 하염없이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그의 방식이 엿보였다. 책상에는 수많은 작업물이 널려 있고, 이번 주에 만들어내야 할 작품이 두 개나 더 있다며 인터뷰를 서두른다.


'영감은 아마추어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프로는 그거 작업실로 들어가 작업을 시작한다.'


미국의 화가 척 클로스의 말이다. 적어도 지금 우리 앞에 서있는 아티스트에게는 이보다 더 적절한 말은 없을 듯하다. 누구보다 솔직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젊은 아티스트의 삶이, 핀즐을 통해 조금이라도 전달되길 바라본다. 





파리임을 실감케 해주는 풍경


파리지엥


파리에서의 첫 인터뷰. 뱅상 마에의 스튜디오는 루브르 광장을 지나 고급 주택과 갤러리들이 모여 있는 곳에 위치해있다. 루브르의 웅장함과 파리지엥의 무심한 태도, 그리고 파리에서의 첫 번째 인터뷰이기에 약간 긴장되는 것도 사실이기에, 조금 일찍 도착해 근처 카페에서 아침을 먹으며 준비한 질문을 상기한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 어떤 질문을 할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대답을 얻어야만 하는 작업은 아니니까. 파리지엥과의 인터뷰가 전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증을 한 가득 품고 기대해본다.  


이메일 속의 뱅상 마에는 굉장히 프로페셔널했다. 핀즐에 흥미를 보이고 공감과 응원을 하면서도 계약조건이나 스케줄에서는 철두철미했다. 인터뷰 전에 그와 주고받은 수많은 메일을 통해 다소 까다로운 사람일 것이다는 선입견이 스스도 모르는 사이에 학습될 정도. 


스튜디오 앞에 도착하여 초인종을 누르고 잠시 기다린다. 건물에 비해 작아 보이는 엘리베이터가 한 번 오르내리더니 환한 미소를 띤 젊은 남자를 내려놓는다.


"Bonjour, Pinzle"




[핀즐이 펴내는 매거진 일부를 발췌  수정하여 브런치에 발행합니다아티스트의 특별한 이야기와 매력적인 작품들을 핀즐과 함께 경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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