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시드니에서 생활하기!

<호주에서 9년 살았다 #5>

by 하루미래

지난밤의 달링하버 풍경에 취해 마셨던 맥주의 취기가 아침에 올라왔다. 첫날의 시드니 야경을 구경한다고 열심히 걸었더니 다리도 아프고 몸도 피곤했다. 곤히 자고 있는 와이프는 내버려 두고, 시드니의 아침공기를 들이마시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쓰린 속을 달랠 겸 주위를 둘러봤다. 한국이었다면 아침에 해장할 곳이 온 동네방네 있겠지만, 여기는 호주, 시드니였다. 편의점조차 보이질 않아서 다시 달링하버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앞으로의 호주생활을 생각했다. 시작은 했으니 잘 살아가야 할 텐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가 관건이었다. 우선은 일할 곳을 찾아야 했고 돈을 벌어야 했다. 매주 나가는 생활비를 해결하기 위해선 일이 필수였다. 나는 아무거나 해도 되지만, 와이프는 뭘 해야 할지 잘 몰랐다. 혼자 이리저리 생각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다시 숙소로 돌아와 있었다. 방에 들어오니 어느새 일어나 방을 정리하고 있던 와이프와 시드니의 생존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왔다.


우선 PC방으로 갔다. 한국 정서와 맞는, 한국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PC방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호주 생활을 위한 검색을 시작했다. '호주나라'라는 시드니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해서 각종 카페와 블로그등을 찾아보며 앞으로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를 조금씩 적어나갔다. 우선 와이프는 '네일'을 막 배웠던 시기였다. 장기적인 레이스를 한다고 생각하고 와이프는 '네일'을 하기로 했다. 구인도 많이 올라오기도 했고, 앞으로의 전망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딱히 기술이라 부를 수 있는 게 없었기에 무엇이든 시작해 보기로 했다.


나온 김에 시드니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다는 '스트라스필드 (Strathfield)' 지역에 가보기로 했는데, 마침 거기에 와이프의 구인공고가 있어서 면접도 같이 보게 되었다. 모든 게 처음인 와이프는 트레인을 타면서도 해맑은 여고생처럼 여기저기 신기해하며 매우 신나 보였다. 이런 상황을 만든 나는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밝은 모습으로 함께 해주는 와이프가 너무 사랑스럽고 고마웠다. 그래서 앞으로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해보는 순간이기도 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번화가'라는 타이틀의 스트라스필드는 그냥 '시골'이었다. 예전 군생활하면서 살았던 시골 거리 2군데 정도를 합쳐놓은 것 같은 규모와 쇼핑 플라자 하나와 아프트 1~2개 있는 풍경은 내가 생각한 번화가와 거리가 있었다. (처음에는 실망했지만, 살다 보니 여기만큼 편한 곳도 없었다.^^) 약속시간보다 이른 도착에 우리는 역 앞에 있는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귀를 간지럽히는 새들의 지저귐에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폭되는 새소리는 시끄러운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래서 마페주인에게 물어보니 수백 마리의 새소리는 그 동네의 일상이라고 한다. 충격, 그 자체였다. 역시 호주는 자연과 친화적인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이었다면? 하고 생각해 봤다.


시간이 되어 와이프 면접 보는 곳에 같이 갔다. 나는 나가 있으려는데, 함께 있어도 된다고 해서 함께 앉았다. 그리고 30분을 앉아있으면서 화이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나눴다. 부부라고 하니 더 좋아하기도 했고, 시드니 생활에 관한 많은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대화를 마치고 나왔다.


그리고 와이프는 내일부터 출근하기로 했다.

나는 호주도착 2일 만에 와이프를 일터에 보내는 남편이 되었다. 나는 이리저리 재는 통에 4일을 혼자 놀았다.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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