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는 좋은 재료를 좋아한다.
옛말에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력이 완벽하면 어떤 붓을 가지고서라도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명필집에 가보면 아마 좋은 붓이 많지 않을까요? 명필도 비싸고 좋은 붓을 선호합니다. 글이 매끄럽게 잘 써지니까요, 다만 실력이 월등하기에 명필입니다.
이번에 흑백 요리사를 통해서 요리사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모두들 명필로 불릴만한 대단한 실력자들이었습니다. 요리사들이 만드는 요리는 정말 창의적이었고, 그걸 맛보면서 평가하는 심사위원의 맛에 대한 감각은 정말이지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최현석 셰프님은 "요리는 재료가 좌우한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신선한 재료에서 최고의 맛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저는 글쓰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글쓰기도 재료가 중요합니다. 어떤 재료냐에 따라서 글의 느낌이 정해집니다. 만약 재료가 없다면, 혹은 정확한 재료가 아니라면 글의 설득력은 부족하고 내용 자체도 매우 부실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요리에서 신선한 재료가 중요하듯이 글쓰기에서 글감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험은 가장 좋은 교사이고, 그 경험이 바로 당신 글의 재료다”
-마크 트웨인-
글쓰기에서 가장 좋은 재료는 '경험'입니다. 글쓰기 책을 읽어보면 작가님들이 한 목소리로 말씀하시는 게 있는데 바로 '공감'입니다. 독자들에게 읽히는 글을 써야 하며 진심을 담은 글들이 그런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글을 읽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독서초보자여도 그런 글들은 신기하게도 금방 캐치하는 게 가능한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제 '브런치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았기에 요리사가 되어야 합니다. 좋은 재료와 레시피를 가지고 맛난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처럼, 주말바다 특별한 음식으로 가족들에게 뽐내는 멋쟁이 아빠 요리사처럼 제가 경험한 사소한 일들을 요리해서 특별한 글로 만들어 내야 합니다. 가식이 묻어나는 글이 아닌 진심이 담겨있는, 독자님들과 공감하기 위한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흑백 요리사를 재밌게 시청했습니다. 요리사들을 통해서 많은 배움도 있었습니다. 특히 애드워드 리 셰프님의 두부요리는 볼 때마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같은 재료이지만 매번 다른 시도, 다른 맛을 추구하며 끊임없이 창의성을 발휘하는 애드워드 리 셰프님의 요리는 어메이징이라는 말밖에는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른 관점으로 해석하는 습관을 들이면 여러 가지 창의성이 떠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애드워드 리 셰프님처럼 되기 위해선 많은 글을 쓰고 다듬고 하는 경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겠지만, 누구나 첫걸음은 있는 법이니까요.
이제 입문단계여서 기본적인 음식만 만들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기본적인 글들이 축적되면, 멋진 표현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가 됩니다. 지금은 대기업의 힘을 빌려서 맛을 내는 라면을 만들어내는 요리사라면, 앞으로는 애드워드 리 셰프님의 맛을 내는 멋진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