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만 성실했던 나의 뒤늦은 자기공감연습.
책 어느 목차에는 이런 말이 있다.
"내 삶의 주인은 누구였나"
인정받지 못했던 지난 날들이 너무 많아서, 어른이 된 후에도 남에게 헌신하며 인정을 갈망하게 된 어른들이 있다. 그 기억은 그들을 위축된 사람으로 성장시키고, 애써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인정주의가 기반이 된다.
내 삶의 주인은 분명 나인데도, 누군가가 그렇다고 하지 않으면 내 삶은 내 것이 될 수 없다.
해당 목차에서 제일 주목했던 이야기가 있다.
일본의 교육심리학자 가토 다이조는 <<착한 아이로 키우지 마라>> 에서
'너무 고독하다보니 사랑받는 것에만 집착해 자신을 잃어버린 아이' 를 착한 아이로 정의한다.
작가는 자신의 감정에 귀기울이지 않고 줄곧 타인에게 순종하는 유년 시절을 보내다 결국 스스로를 신뢰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가토 다이조는 자신의 책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에서
'신경증적 이타주의자' 라는 말로 자신을 잃고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을 설명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신경증적 이타주의자는 자신보다는 타인에게 초점을 맞추고 그들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인데 그들은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낀다.
사랑에 굶주려진 탓에 버려질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에 기인해서 이타주의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책 <나를 망치는 나쁜 성실함> 中
즉, 마음을 놓을 수 있는 분위기에서 심리적인 성장을 이루어야 진정한 이타주의자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남과 비교받지 않고 내가 나여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안정감. 내가 노력한 것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 작은 실수를 감싸안아 줄 수 있는 너그러움.
작가는 그것들이 부재했던 첫 기억을 돌이켜본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쯤 모두가 혼이 나고있던 진지한 수업시간 중, 갑작스레 나온 하품에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자기자신을 통제하지 못했다며 자책감을 갖게 한 일. 성적으로 노력을 해도 남동생에게 더 유했던 가정.
습관적인 위축됨에 영향력있는 사람에게 무기력하게 괴롭힘 당했던 나날.
대개 유년시절에 받았던 수치심은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들 한다.
아무리 지나간 기억이라도 쌓이고 쌓여서 가치관이 형성되면, 완벽주의, 인정강박은 언제나 뒤따라오게 되버린다.
그래서 저자는 내가 나여도 괜찮을 수 있기 위해, 다음과 같이 자신과 대화하는 연습을 시작한다.
"성장은 나를 기꺼이 받아들임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성장은 작가의 인생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추구해오던 가치라고 한다. 더 나은 내가 되고싶은 나에게는 늘 이상적인 모습이 존재한다. 하지만 때로는 그 기대가 너무 강력해서, 기대하는 모습이 지금의 나라고 믿고 살기도 한다. 사실 마음 속 깊은 곳에선 알고있지만 모른척 하면서.
그렇지만 그것의 가장 큰 문제는 '실제하지 않는 이상을 연기하는 것' 에 대한 공허함이다. 한 쪽에 버려진 여전히 위축되고 초라해진 나를 영원히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을 사는 와중에도,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난 후 돌아온 집에서도 그 차이는 여전히 느껴진다.
그래서 작가는 이제는 나 자신의 삶을 살고싶다는 마음으로 심리치료를 공부하며 내 기질이 이렇더라도, 내 성격이 이렇더라도 미래도 과거도 아닌 지금의 초라한 나 임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나를 비난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배운다.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바로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게 되면서이다.
기대에 부응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사랑과 관심을 받는다고 느낄 수 있다. 다만 그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순식간에 나를 지탱하는 안정감, 사회적인 소속감이 된다. 모든것은 '공허','결핍'과 반대된다.
그러므로 그럴 권리도, 그럴 의무도 없음에도, 기대를 저버리게 되면 상대방이 내게 기대하는 것 보다도 내가 그 기대에게 거는 기대가 컸기 때문에, 나를 지탱하던 안정감이 좌절감까지 변질된다.
그러므로 작가는 기대에 충족하고 싶은 욕구가 올라와도 '한 발짝 물러서서' 그것이 정말 나 또한 바라는 것인지 먼저 체크해보기로 한다. 다소 마음은 불편해질지라도 '기대는 기대일 뿐' 이라고 외치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기대는 상대방의 몫이며, 기대를 저버릴지라도 우리는 틀린 것이 아니라 다름을 배울 뿐이라는것도 배울 수 있다.
내가 나와 대화하려면, 나에게 때때로 집중할 수 있는 세이프존이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주변에게 쉽게 휩쓸리는 사람은 잡생각들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남에게 집중하느라 내 일거리가 밀리는 일은 흔하다.
그 공간의 모든 것이 내게 익숙하고, 나와 대화하고 있다고 생각되려면, 불필요한 물건들은 정리하는 것이 좋다. 제일 중요한 것은, 주변에는 신경쓰이는 그 무엇도 놓지 말고 단지 깨끗이 닦은 후, 필요한 물건들만 남겨놓는 것으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렇게 책을 읽기 위해, 내가 나를 채우기 위해 책상 한 켠에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었다.
공허함, 무기력함,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몸은 결국 신체적인 반응으로 표출하기 마련이다.
'알아차림' 연습이란 현재 자신의 욕구나 감각, 감정, 생각, 행동, 환경 등을 지각하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첫번째 단계는 몸의 감각 알아차림 연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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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히 앉아서 눈을 감고 몸을 느낀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쭉 내려가면서 머리, 얼굴 ,목 ,어깨 ,가슴 ,등 ,팔 ,손 ,명치 , ... ,
허벅지 ,종아리 ,발 , 그리고 어떻게 숨 쉬고 있는지를 알아차려 보자"
"갑자기 호흡을 바꾸려 하지말고 어떻게 쉬고 있는지 가만히 알아차려 보자"
"매 순간 변화하는 몸의 상태, 움직임, 감각을 '나는 .... 을 알아차립니다' 형식에 맞춰 얘기해보자"
┘
두번째 단계는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에 대한 알아차림 연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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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이는 것, 들리는 것을 알아차린다"
"에어컨이 돌아가는 소리를 알아차린다"
"타자를 두드리는 소리를 알아차린다"
"조명을 알아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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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단계는 생각을 알아차리는 연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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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걸 알아차려 보자"
"단 생각에 빠지지는 말고 알아차려 보라."
"계속 새로운 생각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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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도 연습해보면서, 우울에 빠져있는 이유를 우울에서 찾는 것이 마냥 해답이 아님을 배웠다.
한번쯤은 내 몸의 마음의 욕구와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임을 이제는 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나 자신의 가치를 내가 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에게 적용된 높은 잣대는 결국 내가 내게 분노하고 있는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자신을 용서해주자.
비가 와도 구름은 언젠가 떠나가듯이, 나도 내 우울이 오는 것을 이해하고 흘려보낼 줄 알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