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가면 꼭 하루는 다른 것을 안 하고 그림을 그리는 호사를 누려본다.
여행만으로도 이미 복에 겨운 시간인데, 그림까지!
그림을 그리고 나면, 여행지의 시간과 공간이 내 기억 속에 더 오래 저장된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로얄보태닉가든.
오페라하우스까지 걸어가면서 너무 멋진 나무들과 바다와 아름다운 건축물까지 볼 수 있는 산책 코스다.
나무와 사람들의 실루엣을 그리면서 어떻게 색칠할지를 구상했다.
나무와 잔디와 나무의 그림자를 잘 표현해 보고 싶었다.
나무는 그림자까지 포함해서 존재감을 지니는 듯하다. 우리들에게 그늘을 주니까.
코디에 신경 쓴 딸의 원피스 표현. 아들의 바지와 함께 바람결이 느껴졌으면 했다.
아들의 시선은 오페라하우스가 있는 바다쪽을 바라보고 있다.
빨간 모자를 쓴 사람은 남편. 앞장 서서 걸어가는 아부지의 느낌이다.
일본 가마쿠라에 있는 절, 하세데라에서.
산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바닷가 마을이 보인다.
가마쿠라는 <바닷마을 다이어리> <슬램덩크>의 배경인 바닷가 마을이다.
<슬램덩크> 성지가 된 철길 앞의 바다에는 서핑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물 위로 올라선 서퍼 모습은 언제나 대자연에 맞선 인간을 상징하는 것 같다. 나는 못하는 그 파도 위의 올라탄 그 찰나의 순간이 멋지다.
호주의 포트캠벨 해변은 2019년에 펜으로 그리고 우연찮게 갤러리에 전시를 하기도 했던 스케치다. 이곳 바다와 절벽, 나무와 한가롭던 사람들의 분위기를 잊지 못한다. 수채화를 그리면서 그 스케치 한번 채색해 봐야겠다 생각하다가 해보았다.
가로 그림이어서 부분 컷도 실어본다.
햇빛을 받은 나뭇잎들이 짙게, 옅게 푸르렀고
나무 그늘에서 쉬는 사람들은 바다를 향해 앉아서 쉬고 있었다. 갈매기들은 해변에 서서 명상하는 듯했디.
이 여인과 남자분에게 내 마음은 가 있다. 저기 돗자리를 펴고 앉아서 해가 질 때까지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