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아 벌린 <별과 성인>
잠깐. 내가 해명할게요.....로 루시아 벌린의 단편소설 <별과 성인>은 시작된다. 나는 집 리모델링 기간 동안 잠시 집 뒤편 별채에 머무르는 호감 있는 정신과 의사에게 오해를 일으킨다. 꽃이 피고 새들이 모여든 풍경에 행복감을 느끼며 나는 웃었는데 어디선가 고양이 두 마리가 등장해 새들을 잡아 뜯는다. 나의 웃음이 사라지기 전 정신과 의사가 등장했고 정신과 의사는 고양이의 잔인한 행위를 보며 나가 흐뭇해했다고 오해한다. “어떻게 그런 끔찍한!” 이후로 정신과 의사는 나를 피해 다닌다. 나는 정원의 아름다움 풍경에 웃은 것이지 고양이들의 잔인한 행위로 웃은 게 아니라는 해명을 할 길이 없다.
나가 기억하기에 자신은 이런 경험이(오해를 산) 적지 않다. 나는 어린 시절 카톨릭 학교에 다닌 적이 있다. 척추옆굽음증으로 교정기를 달고 다니기에 교복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컸고 또래에게 다가가기 위해 “나 죽은 코디액 곰 얼굴에 구더기가 들썩들썩한 거 봤다!” 같은 말을 하는 괴상한 아이. 이런 말을 하는 나 옆으로 다른 아이들은 가까이 오지 않는다.
저 아이는 철제 교정기를 달고 있어 교복을 크게 입어야 해. 저 아이는 같이 놀고 싶은데 방법이 서투를 뿐이야. 탄광촌에서 살았거든.
이렇게 생각하는 아이는 없다는 거다. 나는 인정받기 위해 카톨릭 종교의식을 따르려 하나 개신교이기에 그것도 쉽지 않다. 한 수녀님이 책을 선물하며 나에게 관심을 보이나 그 수녀님을 때렸다는 오해를 사며 나는 퇴학당한다. 나는 사랑받기 위해 외롭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을 뿐이었는데. 어머니의 말을 듣고 실의에 빠졌을 뿐이었는데.
나의 어머니는 남편이 딸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도 질투하며 딸에게 막말을 하는 어머니다. 나가 사랑에 굶주린 것도 당연지사. 배가 고파 급하게 하는 행동은 꼭 탈을 불러온다. 고립은 더한 고립이 되고 모습은 더 괴상해진다.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우유병을 매달아 놓은 철사 원숭이와 우유병은 없으나 부드러운 천을 입힌 원숭이 중 아기 원숭이는 부드러운 천을 입힌 원숭이 곁에 있으려 한다. 철의 차가움과 딱딱함은 아기 원숭이를 밀어내는 듯하고 따듯하고 부드러운 천은 아기 원숭이를 받아들이는 거 같지 않을까. 애정을 품고 있는 듯한 부드러운 천의 감촉.
천과 같은 부드러움을 필요로 하는 게 아기 원숭이 만은 아니겠지. 요즘은 괴상한 성인도 많아지고 있으니까.
“그날 나는 수녀님을 때렸다는 이유로 성요셉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집에 보내졌다. 세실리아 수녀님이 어떻게 내가 때렸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었는데.”<별과 성인> P43
잠깐 내가 해명할게요, 먼저 판단하지 마시고 내 말을 좀 들어주시겠어요?
*루시아 벌린 <청소부 매뉴얼>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