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에 깰 때가 있다. 2시에도 깬다. 일어나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가만히 누워 있는다. 냉장고 모터소리, 가족의 숨소리. 다시 잠들기를 기다리며 눈을 감는다. 3시가 지나고 네 시가 가까우면 몸을 일으킨다.
“저는 대도시 한가운데도 영혼을 위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절뚝이는 발걸음에 손가락은 굳어 있다. 숟가락 든 어설픈 몸짓에 지켜보는 사람들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서양인인데 백인에 장애인. 흔하게 보기 힘든 조합에 사람의 눈길이 한 번 더 머물지도
유럽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철학자, 사상가 졸리앙이 한국살이를 하고 있다. 그 모습을 찍은 다큐멘터리 초반 “저는 대도시 한가운데서도 영혼을 위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 말을 듣고 영상을 끝까지 시청한다. 가장이자 세 아이의 아빠이며 한 여자의 남편이기도 한 그는 아이 같은 웃음을 지니고 있다.
어떻게 상처받은 사람들이 행복에 다가갈 수 있는지 의문이 들어 철학을 공부하게 됐다는 졸리앙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하면 여기, 이곳에서 조금 더 행복하고 너그러워질 수 있는가 묻는다. 가난한 거리를 찾아들고 앞에 있는 사람이 편안해지기를 구하며 명상을 하고 스님의 지혜로움을 선망한다. 비틀린 몸에 탐구하는 눈빛을 지닌 그를 보며 생각한다.
무언가를 가지고 있어 행복하지 않다. 오늘을 즐기는 마음이 행복하게 한다. 보이는 많은 것들이 인간을 위축되게 만들지만 고귀한 영혼은 이 위축을 뛰어넘을 수 있다. 부드럽고 강한 마음을 지닌 이에게 행복은 찾아든다. 현대에 있어서 강함이란 가치를 알아보는 눈이다. 물질은 인간의 인생을 망가뜨릴 정도로 힘이 세고 이런 물질을 이기는 것이 마음이다. 행복은 고투가 필요하다. 부와 영화를 주겠다는 사단을 이긴 예수는 행복했을 것이다. 자신의 길을 가는데 방해되는 걸림돌을 치워냈으니. 마음으로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수많은 만남의 기회와 내면적 길에 들어서고자 하는 결심 덕분에 ‘인간이 되어가는 것’이다.
알렉상드르 졸리앙
KBS 다큐. 사람과 사람들 <철학자 졸리앙, 그가 한국에 사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