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아,미안!

행복충전소걍스여사의그림일기

by Jung히다


점 점 빨개질 예쁜 내발



아~, 얏!

맨발 걷기를 하다 벌에 쏘였다.



















아직은 부어오르지 않는다.

병원행을 결정할 상황은 아닌 것 같아
'어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생각하며 마저 걸었다.
내가 뭘 잘못한 거지?
걷고 싶어도 고 놈의 '배려정신'때문에 꾹 참았다
아이들이 모두 하교한 시간에 맨발 걷기를 했는데

뭐가 잘못된 거지?
단물 빨고 있는 벌을 밟았다고?

그럴 리가...
운동장을 자세히 관찰해보니 가까운 거리에 또 한 마리의 벌이 보인다.
언제부터 운동장이 벌 운동장이 된 거지?
멀리 바라보니 노란 아이스바 봉지가 뒹군다.
아~ 이거구나.
스위트 망고 아이스바가 오늘 점심 간식이었지.
학생들이 흘린 단물이 벌동장(벌 운동장 변형)을 만들었군.

오늘간식.jpg


잘못을 따져봐야겠다.

학생들 잘못은

간식 아이스바 단맛을 운동장에 흘리며 먹고 다녔다.

고의가 아닐지라도 단맛으로 벌동장을 만들어 버렸다.

내 잘못은

벌동장이 된 운동장을 살피지 않고 맨발 걷기를 했다.

고의가 아니라고 해도 벌에게 물리적 자극을 주었다.
벌 잘못은
허락도 없이 침입하여 학교 운동장을 사유화했다.
사람들이 피해서 행동할 것이라고 착각했다.

물리네.jpg


어~ 이 녀석이.
털어 버리니 비실거리며 떨어진다.
떨어지면서 극도로 힘이 없어 보인다.
에잉, 그러나 괘씸한 놈!

내발을 물다니, 너의 모습을 악마로 그려주마.

얼얼했지만 맨발 걷기는 마칠 수 있을 것 같아 계속 걸으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 검색을 했다.

벌에 쏘였을 때 나타나는 알레르기 반응.

*대표적인 곤충 알레르기.
벌의 종류는 전 세계적으로 12만 종에 달하지만 이중 꿀벌과 와 말벌과에 속하는 벌들이 주로 알레르기를 일으킴. 특히 꿀벌과의 꿀벌 및 뒤엉벌, 말벌과의 땅벌·말벌·쌍살벌 등. 이 알레르기는 머리나 목에 쏘였을 때 가장 많이 일어나고, 몸 전체에 알레르기가 일어난 환자의 30%는 아토피 병력을 가진 사람들임
* 벌에 쏘였을 때 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반응으로는 쇼크·두드러기·아나필락시스·호흡곤란 등. 특히 아나필락시스는 벌에 쏘인 후 15분 이내에 나타남. 벌에 쏘인 부위만 부으면서 아픈 경우도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몸 전체에 두드러기가 일어나고, 혈관부종이 생기거나 얼굴이 붉어짐. 사람에 따라 위경련·자궁수축·설사가 일어날 수도 있음. 만약 인두·후두·기도 위쪽이 심하게 부으면서 쇼크가 일어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음. (두산백과)
*치료는 벌에 쏘인 즉시 침을 제거한 다음, 쏘인 부위를 얼음으로 찜질하거나 식육 연화제를 붙임.
증세가 심한 경우에는 응급치료를 받아야 함.

검색 내용대로라면 병원행도 고려?
그 정도가 아니니 다행. 그러나 하룻밤 자고 나니 벌겋게 부어오른 발등이 가렵기 시작이다.
산소 아찌에게 전화를 했다.
'나 벌에 쏘였어'
"침 뺐나?"
'아니'
"침 안 빼면 죽을 수도 있는데.."
'...... 침 빼는 거 어떻게 해?'
"아직까지 괜찮으면 안 죽어. 남들은 봉침을 일부러도 맞는데 그냥 벌에게 감사하다 인사하고 즐겁게 생활해"
'감사해야 하는구나. 그런데 또 쏠까 봐 벌을 밟아 버렸어.'
"바보, 벌은 한 번 쏘고 나면 생을 마감해. 다시 쏠 일 없어."
"공부 좀 해. 공부 좀."
'참 바보 같다. 도대체 나는 아는 게 왜 이렇게 없지.'


* 이때 행복충전소 걍스여사 충전 완료 메시지 *
"모르면 몰라서 다행이고, 알면 알아서 다행이야" 그냥 살아.


암튼 이제라도 알았으니 기뻐하자.
그런데 어쩐다.

고마운 벌을 빨간색으로 버무려 악마를 만들어 놓았으니... 에이 다시 그려주자.

파랑벌.jpg


"벌아, 미안!."

내가 사실은 그렇게 모진 여사가 아니야.
네가 또 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겁이 났을 뿐.
"맑고 푸른 좋은 세상으로 가~. "
"좋은 사람만 득실거리는 세상에서 새 출발 하렴."
아까는 미안했어.
네가 악마가 아니고 나에게 이로운 물질을 주었더구나.
용서해줘.

행복충전소 걍스여사는 드디어 오늘 알게 되었다.
두려움에 용기를 조금만 보태면 가끔 이로움이 된다는 것